지난해 발표된 태진아의 히트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작사 이건우)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표절 시비는 가요계의 고질병이다.

H.O.T나 S.E.S의 초기곡은 거의 매번 표절논란을 일으켰고, 김민종은 히트곡 ''귀천도애''가 일본노래 ''서머드림''을 본떴다는 지적이 나오자 활동중단을 선언했었다.

조성모의 ''다짐'', 핑클의 ''Now''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표절이 심해진 건 히트곡의 경우 1백만장이상 팔릴 만큼 가요시장이 커지면서부터다.

히트메이커는 부족하고 한해 2천곡이상 쏟아지지만 방송되는 곡은 적은 가요계 구조도 표절을 부추긴다.

베낀 사실이 알려져도 수익금을 내놓는 일이 없는데다 인터넷 확산으로 외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것도 표절시비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현실적으로 방지가 어려운 것도 문제다.

사전심의가 폐지된데다 원작자의 고소없이는 처벌할 수 없는 ''친고죄''이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 감시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PC통신엔 고발이 수두룩하고 표절의혹곡과 원곡을 전화로 들려주는 곳도 있다.

여론재판의 우려가 높다는 소리가 나오는 건 이런 까닭이다.

그러나 도대체 어디까지 표절인지 기준이 애매하다거나 지나친 과민반응이나 일방적인 매도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걸핏하면 일본것 표절로 몰아붙이는 건 ''일본 콤플렉스''의 발로라는 것이다.

따라서 도작에 대한 감시와 징계는 강화돼야 하지만 창작자가 개성껏 소화한 모티브 인용 등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말 머라이어 캐리의 ''당신을 찾게돼 감사해요(Thank God I Found You)''가 작곡가 시그 스윔스키와 웨임 캠볼로부터 저작권 침해 및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데서 보듯 표절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법에 안 걸릴 정도로 베끼거나 외국의 최신 음악만 좇아서는 세계 7~8위라는 음반시장을 지키기 어렵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의 경우 문제를 제기한 이종학씨는 소송에 앞서 태씨와 협의하고 태씨는 좀더 성의껏 원작자를 찾았어야 했을 것이다.

결말이 어떻게 되든 표절시비는 가요계를 좀먹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