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에 ''물논쟁''이 한창이다.

최근 정부가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주류제품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복주 두산 진로 등 주요 업체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경쟁업체보다 깨끗한 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경쟁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논쟁에 불을 지핀 업체는 대구·경북지역을 연고로 하는 금복주.

지난 7일 주요 일간지에 ''물좋은 참소주''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고 주력제품인 ''참소주''가 경쟁사 제품보다 좋은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복주는 이 제품의 양조용수(釀造用水)가 예부터 수질이 좋기로 이름난 대구 가창골 지하 1백62m 암반층에서 길어올린 암반천연수라는 점을 강조,경쟁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금복주가 촉발시킨 이번 물논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은 소주제품 ''산(山)''과 ''그린''을 생산하고 있는 두산이다.

지난 91년 있었던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의 주범으로 소비자들에게 찍혔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페놀사건으로 그룹 전체가 ''반(反)환경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생한 적이 있다.

따라서 자신들이 원료로 사용하는 물이 보다 깨끗하다는 점을 다른 회사들보다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다.

두산은 특히 "주요 생산공장인 강릉공장에서 사용되는 물은 지금도 하루 1천여명의 강릉시민이 식수로 이용할 정도로 안정성이 입증된 물"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산의 매출호조로 인해 가까스로 뜨기 시작한 회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계산이다.

최근 약재주 신제품 ''천국(天菊)''을 선보인 진로 역시 국화를 우려낸 맑은 물로 빚어낸 양질의 제품이라며 물논쟁에 뛰어들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