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 한나라당 국회의원 YIM@manforyou.co.kr >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네모난 조간신문을 본 뒤/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을 넣고/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을 지나…''

얼마 전 딸들이 한 번 배워 보라고 소개해 준 화이트가 부른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의 시작부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노래는 계속되어 ''세상이 온통 네모난데 잘난 어른들은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라고 한다고 꼬집는다.

노래를 만든 유영석씨의 예리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도 둥근데 정말 인간세상을 둥글게 만들 수는 없을까.

모서리가 있어 서로 부딪쳐 깨지기 쉬운 네모나 세모가 아닌,크건 작건 어디에서나 서로 접점을 가질 수 있는,그래서 하모니가 잘 이뤄지는 그런 둥근 원의 세상 말이다.

1년여 전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직을 떠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필자에겐 지금도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는 우리 정치에 대한 꿈이 있다.

서비스 정치,이것이다.

네모나고 세모난 각 부문의 이해관계를 둥근 원이 접점을 이루듯 통합하고 조화시켜 나가는 것.

이것이 서비스 정치의 시작이요,정치인의 기본책무라고 믿고 있다.

이 책무를 다해 ''국민 만족''을 넘어 ''국민 감동''에 이르게 하는 것이 바로 서비스 정치다.

그러나 막상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너무 크다는 걸 부인할 수가 없다.

여당과 야당간에,정부와 민간간에,정부 부처들간에,단체들간에 크고 작은 모든 분야에서 부딪치고 깨지는 소모적 현상을 정치가 거의 풀지 못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것을 포용하라고 명령이라도 하는 듯한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둥근 대형 돔을 바라보며 그 아래서 겸허하게 다시 한번 반성하고 처음 가졌던 꿈을 다져 본다.

한경(韓經)에서 모처럼 귀한 기회를 제공했다.

네모난 신문에 네모난 지면을 통해서지만.

둥근 마음으로 첫인사를 이렇게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