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도 뿌리가 셀까,함경도 뿌리가 셀까" 유(乳)가공업계 최대 라이벌기업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두 회사는 여러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조제분유 우유 음료 등을 주력으로 하는 상품구조가 유사하다.

창업자가 모두 이북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남양유업의 창업자인 홍두영 명예회장은 평안도 영변,매일유업의 김복용 회장은 함경도 북청 태생이다.

나이도 홍 명예회장이 82세,김 회장이 81세로 엇비슷하다.

두 회사 모두 2세 경영체제로 들어섰다.

남양유업은 홍원식(51) 사장,매일유업은 김정완(44) 사장이 이끌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남양 홍 사장은 홍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90년에 대표이사로 취임,11년째 경영을 맡으면서 자신의 색깔을 뚜렷이 내고 있는 상태다.

홍 사장에 비해 7살 아래인 매일 김 사장은 경희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97년 대표이사에 올랐으나 김 회장이 노령에도 대표 직함을 갖고 중요한 일을 챙겨왔기 때문에 경영전권을 행사,2세들간 본격 대결이 벌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1·4분기 실적을 보면 홍 사장과 김 사장의 경영 성적표는 백중세다.

매출은 매일이 1천5백41억원으로 남양(1천4백35억원)을 앞질렀다.

특히 남양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5% 감소한데 비해 매일은 14.2%의 신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 경상이익에서는 남양이 2백51억원으로 매일(52억원)을 훨씬 앞섰다.

남양 홍 사장은 창업자의 보수적 이미지 경영방침을 그대로 승계해 이익중시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홍 사장은 IMF관리체제 이후 차입제로를 실현하며 ''무차입경영''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만큼 내실을 다져 매년 큰 폭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매일은 먼저 외형을 키우는 스타일이다.

김 사장은 카페라떼 미과즙음료 등 음료사업과 허쉬초콜렛 나비스코 과자 등 제과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여러가지 공통점을 갖고있으면서도 경영전략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두 회사간 대결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