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범 < 레저산업연구소장 >

우리 경제가 고속성장하면서 레저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레저에 대한 개념도 단순히 쉰다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을 재충전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미로 바뀌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레저시장 규모도 80년의 6천3백억원에서 90년에는 4조3천억원,99년에는 13조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IMF사태로 조정국면을 맞이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콘도미니엄업계에서는 객실당 모집인원 한도의 철폐에 따른 회원 과다모집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콘도미니엄이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다.

콘도업체수는 90년의 8개사에서 2000년에는 43개사로,객실수는 같은 기간에 3천9백60실에서 2만여실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97년말 IMF 사태를 계기로 콘도업계의 구조가 바뀌었다.

수천만원에 분양했던 콘도회원권 가격은 수백만대로 하락했다.

중·상류층에 한정되어 있던 고객층도 서민층으로까지 확대됐다.

이는 정부가 업계의 경영난을 완화시키기 위해 객실당 10명까지 회원을 모집할 수 있었던 한도를 사실상 철폐하였기 때문이다(관광진흥법 시행령 제25조 제3항).이를 계기로 중소형 콘도업체들을 중심으로 2백만∼3백만원대의 저가 회원권이 시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콘도가 대중화됐다.

이로인해 신규회원들이 급증하면서 콘도업체들은 거액의 분양대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과다하게 모집된 회원들은 필요로 할 때 객실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졌다.

콘도업체들이 분양을 쉽게 하기 위해 일정기간 후에 입회금을 반환해주는 리콜(recall)제도 문제가 적지 않다.

콘도업체는 분양대금에서 영업수당을 제외한 금액만을 벌어들이게 된다.

그런데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사원의 수당이 분양대금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정기간이 지난후 콘도업체는 회원들에게 분양대금을 반환해 주어야 하는데, 분양대금 반환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일부에서는 20년의 거치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에게 분양대금을 제대로 반환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콘도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는 물론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콘도업계는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

객실이 부족한 성수기에는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을 동원해 객실을 배정해야 할 것이다.

회원권 가격이 분양가를 크게 밑도는 것은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를 게을리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콘도운영업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콘도등급제''도 도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상태,서비스 수준 등을 종합평가한 후 이를 등급별로 나누어 매년 공시하는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재정상태가 불량하고 서비스 수준이 엉망인 콘도업체의 회원권은 가격이 아무리 싸더라도 팔리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객실당 회원모집 한도를 철폐,콘도사업자들의 권익은 보호했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권익 보호는 게을리했다.

내년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도입될 경우 국내 레저산업중 숙박산업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기 전에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콘도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