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만해도 매장 대형화를 주도한 것은 백화점이었다.

할인점 슈퍼마켓과 외식업체 패션매장 등은 적절한 규모와 가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대형 백화점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이 넓고 쾌적한 매장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외식업체등의 매장 크기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할인점은 98년을 기점으로 3천평대에 들어서면서 대형화의 포문을 열었다.

슈퍼마켓의 출점경향도 "대형화와 지상화"로 요약된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구색과 쇼핑분위기를 갖추기 위해선 불가피한 환경변화"라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2백평 미만의 지하 매장이 대부분이었던 슈퍼마켓들은 주차 공간이 딸린 5백평 이상의 중·대형 지상 점포로 변신하고 있다.

베니건스 스타벅스 세가프레도 등 외식업체와 패션매장에도 메가숍 열풍이 거세다.

◇할인점=지난 93년 문을 연 이마트 1호점(창동점)은 1천5백평에 불과했으나 올해 4월에 지어진 이마트 전북 군산점,대구 월배점 등은 모두 4천평이 넘는다.

하반기 문을 여는 경북 포항점과 부산점도 4천∼4천3백평에 이른다.

외국계 할인점인 홈플러스도 지난 97년 지어진 대구점은 매장 면적이 3천평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오픈한 김해점은 4천8백50평에 달했다.

올해 문을 여는 6개 점포들도 모두 4천평이 넘는다.

인천 간석점의 경우 임대 매장만 2천평에 달해 직영 매장을 합친 전체 매장 면적은 5천1백평에 이른다.

이같은 대형화 바람은 할인점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오는 2004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슈퍼마켓=LG유통은 올해 신규 출점하는 11개 점포를 모두 5백평 이상으로 지을 예정이다.

해태유통은 전국 56개 점포 가운데 9개가 5백평 이상이다.

오는 6월초 재개장할 예정인 경기도 안산점의 경우 해태 슈퍼마켓 가운데 최대 규모인 6백20평 규모로 만들어진다.

5월중 서울 명일동에 ''레몬'' 1호점을 열고 슈퍼마켓 사업에 뛰어드는 롯데는 ''슈퍼마켓''이라는 명칭 자체를 아예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롯데 슈퍼마켓 사업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점포를 7백평 이상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7백50평 이상의 매장에서 1차 생식품을 50% 이상 판매하는 유럽형 하이퍼마켓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체=선두 업체인 베니건스 마르쉐 등이 올들어 출점 경쟁과 함께 매장의 대형화를 이끌고 있다.

베니건스는 오는 7월1일 서울 도곡점을 재단장 오픈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인 6백50석짜리 매장을 연다.

기존점보다 두 배 가량 커진 규모다.

7월중 확장 오픈하는 서울 압구정점도 2백60석에서 4백50석으로 늘린다.

마르쉐도 7월 오픈하는 부산점을 5백50석 규모로 만들어 기존 최대 점포 역삼점의 4백54석을 추월하게 된다.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커피전문점들도 대형화 흐름에 가세했다.

스타벅스 명동점의 경우 5층 건물에 2백여석 규모로 세계 4천여개 스타벅스 매장 중 가장 크다.

◇패션매장=후아유코리아는 이대 매장을 시작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과 동대문점 종로점 명동점 등 5개 점포를 열었다.

이들 점포는 영업 면적이 2백∼4백평에 달해 패션매장으로는 슈퍼급이다.

SK글로벌은 작년 11월 강남역과 종로에 4백평 규모의 아이겐포스트 매장을 냈다.

이들 매장은 하루 최대 6천만원까지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지오다노코리아 쏘베이직 베이직하우스 등의 업체도 메가숍 붐에 동참하고 있다.

백화점내 매장만을 고수하던 고가 수입업체들도 대형화를 위해 거리로 진출하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서울 청담동에 3백평 크기의 루이비통 부티크를 선보였다.

페라가모코리아도 올 하반기에 3백평 규모의 매장을 낼 계획이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