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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45년 부처님 오신 날 아침,온누리는 자비로 가득하다.

전국의 사찰과 시내 곳곳에서는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고 자비광명이 온 세상에 비추기를 기원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매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으면 법어가 화제가 되곤 하는데 3년 전 월하(月下) 종정께서 내린 말씀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참뜻은 일체중생(一切衆生)을 부처로 보는 데 있다.이름 없는 풀이 병에 쓰이면 약초가 되듯 인생을 약초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이 시대의 살아있는 부처님이다"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헤아려보면 자기 한몸의 이기적 발복(發福)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행복과 안락을 누릴 수 있고 진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사는 사회가 아닌가 싶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에서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지난 4월 불교계에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종교의 벽을 건너뛰어 온 국민이 자비의 등불을 밝히는 일에 앞장선다면 그 어떤 국가적 위기도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뜻은 ''내가 제일''이라는 아집에 빠져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중생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세상은 날로 각박해지고 도처에서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고 대립하고 갈등을 빚는 이유는 세상을 밝히는 무명의 등불이 없기 때문이다.

법정(法頂) 스님은 "우리 사회의 모든 비리는 분수 넘은 탐욕이 늘 화근이며 자기 그릇의 크기를 알지 못하는 국민 각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설파했다.

20세기의 정치와 경제적 패러다임은 21세기에 와서는 문명 문화적인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종교 또한 20세기가 세속화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로 신앙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생활종교가 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 아침,부처님의 자비심으로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 분단의 장막이 걷히고 이 땅이 화합과 공존의 정토세상으로 거듭날 것을 빈다.

올 연등축제의 표어는 ''마음청청,나라청청''이었다.

모든 중생에게 축복과 소원 성취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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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필진 오늘부터 바뀝니다

5~6월 집필은 임태희(월) 한나라당 국회의원,장영신(화) 애경 회장,정경원(수)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박성준(목)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이사,가종현(금) 라이코스코리아 사장,김수이(토) 문학평론가가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