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수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세계식량문제를 연구하는 ''Worldwatch 연구소''는 급증하는 인구증가, 농지부족, 농업용수 부족, 토지생산성 감소 등으로 지구규모의 식량위기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된 지금 식량문제를 국가차원에서 심도 있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본다.

현재 우리 나라의 식량자급률은 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주곡인 쌀은 70년대 녹색혁명의 덕분으로 거의 자급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된장, 간장, 두부 등의 원료인 콩의 자급률은 10%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수입되고 있는 대부분의 곡물은 사료용과 산업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세계 인구1인당 곡물생산량은 1980년대 중반부터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추세로 세계 인구가 증가된다면 불과 몇 년내에 세계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할 것이다.

지금도 세계 곡물 비축량이 불과 수개월 밖에 여유가 없다고 한다.

만약 내년이라도 세계 곡창지대에 환경재앙이 닥친다면 이는 바로 세계 식량대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달러만 있으면 필요한 식량을 수입할 수 있지만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시기가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그 때는 곡물을 생산하는 몇 개 국가 또는 몇 개의 곡물생산 거대기업이 곡물가격을 결정할 것이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육류소비가 증가하면서 주요 식량수입국가로 바뀌어 세계 식량문제를 급속히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우리가 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의 식량자급율은 50%전후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육류(동물성단백질)를 거의 먹지 않는 상황에서의 자급율이다.

육류가 귀했고 보릿고개가 있었던 60년대 우리의 식량자급률이 90%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지금 북한의 식량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짐작이 된다.

그러나 소득의 증가에 따라 고기맛에 익숙해지면 곡물과 채식중심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우리가 먹고 있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1 k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수입곡물)가 각각 7kg, 4kg, 2kg이 필요하다.

양식하는 물고기도 곡물 2kg를 먹여야 한다.

21세기는 ''생명공학의 시대''라 한다.

식물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바이오농업은 제2의 녹색혁명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식물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산소를 비롯하여 식량, 의약품 및 각종 산업소재(설탕, 천연고무, 천연섬유 등)를 생산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장이다.

따라서 우리의 식량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식물생명공학 연구에 국가적인 투자와 관심이 절실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