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1백만명을 웃돌고 특히 고학력자의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의 절반가량이 올해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고 하니''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를 일컫는성 싶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국내기업의 신규인력 채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9백90개 조사대상 기업중 50.5%가 올해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신규채용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도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25.5%뿐이고 13.1%는 오히려 줄여 뽑겠다니 취업전선에 드리운 먹구름이 도대체 언제 걷힐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한달이 멀다하고 정부의 실업대책과 취업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고 있다.

더구나 기업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고 보면 정부의 대증요법적인 단기대책의 효력은 금방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처럼 어렵긴 하지만 취업대란이 하루 이틀로 끝날 일이 아닌 이상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뭐니뭐니해도 기업의 신규투자를 북돋우는 것이 정공법이지만 지금처럼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더러 무턱대고 투자만 늘리라고 주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 상황에서는 인력수급 불균형부터 바로잡는 것이 일의 올바른 순서라고 생각한다.

각 산업분야에서 ''눈높이 취업''만 제대로 된다면 취업난은 상당히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이 시점에서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의 시의적절한 대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구직자 스스로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다.

지금처럼 실업자가 넘쳐나는데도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둘러싼 구인.구직자간 눈높이 차이로 비어있는 일자리가 10만개나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일류 직장이 아니면 차라리 취업을 포기하겠다는 젊은이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한 고질적인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은 해소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인력수급 불균형현상은 구직자들의 의식구조에도 원인이 있지만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의 빠른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교육제도의 낙후성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직난을 무색케 하는 IT 등 신산업분야의 구인난은 예고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신산업사회에 맞는 교육제도의 대혁신이 긴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