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입사 6년차인 서봉근 대리(32).

결혼을 2주 앞둔 서 대리는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

문제는 전세자금.

올들어 아파트 전세값이 "꿈틀"하면서 서 대리의 신혼집 장만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 대리가 알아본 서울 교외지역의 아파트 전세값은 최소 6천만원.

현재 그의 수중에는 5천5백만원 밖에 없다.

"5백만원을 담보없이 편리하고 빠르게 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 대리의 "금융IQ"가 총동원된다.

순간 그의 머리속에는 카드사,할부금융사,신용금고,은행이 "오버랩"된다.

각 금융회사별로 담보없이 5백만원을 빌렸을 때의 장단점을 알아본다.

<>신용카드=서 대리는 우선 지갑속의 신용카드를 꺼내든다.

현금서비스가 생각난 것이다.

서 씨의 신용카드 이용경력은 10년.

연체기록이 한번도 없는 덕분에 현금서비스 한도액은 5백만원에 이른다.

가까운 현금지급기에 가서 5백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계좌이체할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다.

현금서비스는 금리(수수료율)가 너무 높다는 것.

30일 사용기준으로 연 23~29%에 달한다.

한달간 물어야하는 이자만도 최소 9만5천원이다.

또 다음달 결제일에 5백만원을 즉시 갚아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서 대리가 발견한 보다 좋은 대안은 신용카드 대출서비스(카드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연 9~17%에 최대 1천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상환기간도 자유롭다.

3,6,9,12개월중 하나를 선택,원금을 갚아나가면 된다.

단 대출시 빌린금액의 0.6~2.5%를 수수료로 미리 내야하는 게 흠이다.

<>할부금융사=서 대리는 직장동료인 배 대리로부터 대출전용카드에 관한 얘기를 듣은 적이 있다.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배 대리는 지난달 대출전용카드를 활용,7백만원을 간편하게 빌렸단다.

대출카드는 삼성캐피탈 현대캐피탈과 같은 할부금융사들이 발급하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최고 1천만원까지 무보증,무담보로 빌릴 수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13~25%선이다.

또 카드 연회비가 없고 리볼빙(회전결제)방식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

예를들어 서 대리가 5백만원짜리 대출카드를 받은후 두달간 1백만원을 갚는다면 그 즉시 추가로 1백만원을 더 빌릴 수 있다.

전국 모든 ATM(현금지급기)에서 현금카드처럼 언제든지 대출금을 뽑아쓸 수도 있다.

<>은행.신용금고=서 대리의 직장 상사는 은행신용대출을 권했다.

"금리만으로 따졌을때 은행만큼 싸게 대출금리(9.75~11.75%)를 쳐주는 곳은 없다"는 게 그의 충고였다.

하지만 서 대리로선 은행대출을 받으려면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해야한다는 게 불편했다.

또 이미 다른 은행에서 1천만원의 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추가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퇴근길에 서대리는 눈에 띄는 플랫카드를 보았다.

"최대 2백만원,담보없이 연 19%에 대출해 드립니다. XX신용금고".

순간,서 대리는 출근길 전철안에서 읽은 신문기사가 생각났다.

"예금을 받아놓고도 굴릴데가 마땅치 않아 고심하던 금고업체들이 소액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게 기사의 내용이었다.

최철규 기자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