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올해 수출목표 2백50억달러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올 들어 임원회의 때마다 수출을 강조한다.

내수나 수출 모두 여건이 나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수출밖에는 길이 없다는 생각에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수출목표 2백50억달러는 작년(2백7억달러)보다 20.8%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 치중된 반도체 판로를 유럽과 중국시장으로 넓히고 통신제품은 유럽시장,가전은 중국시장을 각각 핵심거점으로 삼아 수출 확대에 주력키로 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선 고가 디지털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 매출 비중을 지난해 14%(23억달러)에서 올해는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 1·4분기 중 수출이 3억4천2백만달러에 그쳐 올해 목표(15억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고 20일 노기호 사장 주재로 ''긴급 해외사업 전략회의''를 가졌다.

LG화학은 중국시장에 집중돼 있는 수출물량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가격 하락을 보전할 수 있는 고부가제품 수출 확대에 주력키로 했다.

기업들이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들어 수출신장세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수익 증대는 물론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지난 1·4분기 한국의 총수출은 통관기준 4백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장률이 20%를 웃돌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엄청난 둔화다.

게다가 3월 한 달만 놓고 보면 23개월 만에 감소세로 반전됐다.

기업들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수출 확대 전략은 틈새시장 개척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총력 수출체제로의 조직정비로 요약된다.

LG전자는 중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중국 지주회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만큼 해외시장을 중시하고 있는 것.

이 회사의 올해 중국 수출목표는 작년보다 50% 늘어난 30억달러.

이 회사는 또 지난 4일 70개국 3백여명의 딜러들을 창원공장에 초청해 에어컨 냉장고 등을 보여주며 협조를 요청했다.

포항제철은 불황 타개를 위해 지금까지 조용조용 추진해오던 일본시장 공략을 공식 선언했다.

포철은 일본 철강업체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용 냉연강판 등을 현지 자동차 업체에 수출해도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쉬쉬했었다.

종합상사들은 더 적극적이다. 최고경영진들이 잇따라 수출 일선에 나서서 시장 개척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명관 회장,배종렬 총괄사장,정우택 상사부문 사장이 해외에서 지역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한국산이 경쟁 우위에 있는 화학 비철금속 정보통신 부문의 수출 증대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정유 플랜트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지사에 품목 전문가를 추가로 파견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김도훈 산업정책실장은 "기업들의 수출마인드를 진작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인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수출보험과 임시투자세액공제 등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식·강동균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