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연구기관들의 국내 경기 전망과 대응책이 엇갈리고 있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들에 대한 전망부터가 우선 제각각이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미국 경기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국내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내다봤다는 점에서 적지않이 충격적이다.

KDI는 또 기업들의 올 설비투자가 금융시장 불안 등을 반영해 4% 안팎 감소하는 등 경기침체의 충격파가 의외로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KDI의 이런 전망은 하루전 한국은행이 전철환 총재의 국회 보고를 통해 "투자 및 소비심리의 개선 움직임 등으로 올 하반기엔 잠재성장률(5∼6%)과의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좁혀질 것"이라며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도 최근 ''2001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설비투자가 0.3% 증가하고 경제성장률은 4.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소와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기관들도 올 성장률을 각각 4%대로 예상했다.

연구기관들의 각개약진은 경기 대책부문에 가면 더욱 심해진다.

KDI는 올 국내 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진단한 것에 비해서는 보수적인 대책을 제시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압력 등을 감안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미세조정하고, 시장 기본여건 변화에 따른 환율변동을 최대한 수용하며, 중기적으로 재정수지를 균형 또는 흑자로 유지하되 단기적인 세수 변동 등으로 경기에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민간 연구소들은 적극적인 재정 지출 등 정부가 경기 대책에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소는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내 경기의 침체 원인을 민간 소비 감소와 함께 정부의 재정긴축과 보수적인 통화정책에서 찾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통합재정수지 목표를 당초 국내총생산(GDP) 대비 0.1% 적자에서 2% 적자로 수정하는 등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현재의 경기침체가 총체적 위기에 해당하는 ''사고''(事故)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 원칙에 따른 부실처리와 시스템 혁신 등 보다 적극적인 ''정면 돌파''를 경제 해법으로 제시했다.

올 성장률이 3%대의 ''최악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도 뚜렷한 대책을 미룬 KDI식 처방과 비교되는 대목들이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