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은 게으른 베짱이가 노래부르고 놀다가 음반을 내서 큰 돈을 버는 세상이다.

타이거 우즈나 박세리, 박찬호 선수가 고시에 합격했거나 박사학위 받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손정의씨는 모두 4천여권의 책을 읽어서 지식사회.정보화사회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가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는 것은 ''세상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몸무게가 74㎏인 사람이 있다고 할 때 4㎏이 머리의 무게"라고 지적하면서 "지식사회는 이 4㎏을 쓰는 사회"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이란 세상에 없는 기술과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70㎏의 몸과 약간의 머리를 사용하던 농경사회 공업화사회에서 사용되던 지식은 이제 더 이상 지식이 아니다.

농경사회 공업화사회의 지식은 버리면 버릴 수록 좋은 것이 오늘날의 지식사회다.

개인이나 국가가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내고 수용해야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식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전략이 또한 중요하다.

전략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미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것을 열심히 뒤쫓아가는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상대방을 압도하는 전략이다.

지식사회에 적합한 전략은 당연히 후자의 전략이다.

이를 경영학 용어로 ''독특한 전략(Distinctive Strategy)''이라고 한다.

미국이 일본의 사무라이들을 굴복시킨 것은 검술을 열심히 연마한 결과가 아니라, 그것을 압도할 수 있는 자동권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이 미국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최신무기를 개발해서가 아니라, 게릴라전이라는 독특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물며 지식기반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서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이러한 전략을 세워서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는 ''비빔밥 문화''이다.

고추장 하나만 있으면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민의 융통성과 종합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에서 제일 가벼운 모자(갓)와 긴 파이프(곰방대)를 만든 것은 한국인의 창의성을 보여준다.

우리가 사용한 병풍과 지게는 신속한 기동성을 보여준다.

젓가락.숟가락 문화는 정교한 솜씨를 보여준다.

지식사회에 필요한 문화적 특성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생명공학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는 것은 한국 연구자들의 솜씨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전국을 짧은 시간에 연결할 수 있는 좁은 국토라는 지리적 특성이 결합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렇듯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는 한국인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만 잘 세우면 기회는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구한말의 실패는 당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내고 우리의 문화적 특성에 기반한 전략을 세워 나가면 한국인은 밝은 미래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나가고 있는 방향이 지나치게 서구의 제도와 관행을 본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기는게 사실이다.

한국의 공동체 문화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려고 하기보다는,따라가기 전략에 너무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개인주의 문화를 무차별적으로 도입하는데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유태인들은 평균 5개국어를 한다고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의 부유층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태인들이다.

하지만 유태교라는 정신적 지주는 결코 버리지 않는다.

세계화시대에 우리가 배워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잘 구분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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