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미국 닷컴 기업들의 경영실적 부진과 국내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보기술(IT) 분야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2월부터 두 달 동안 제조업 금융업 전자상거래 관련 업종 등 29개 업종 1백9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은 올해 IT 분야에 2조8천2백11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실적보다 27%나 많은 것으로 최근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발표한 전세계 평균 IT투자 증가율 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조사에서 전체의 68%인 1백33개사가 IT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늘리기로 했다.

투자 규모를 늘리는 이유로는 △수익성 증가 예상(26.8%) △공격적 경영(26.2%) △내수 증가 예상(12.3%) △수출 증가 예상(10.2%) 등을 꼽았다.

이에 반해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 업체는 64개(32.0%)에 불과했다.

이유는 △수익성 감소 예상(21.8%) △불확실한 경기전망(18.8%) △내수침체 예상(15.0%) △구조조정(13.5%) 등이었다.

업종별 투자 증가율에서는 전자상거래 관련 업종이 48.4%로 으뜸이었고 제조업(21.5%)과 금융업(28.6%)이 뒤를 이었다.

투자 분야에서는 시스템 투자가 78.6%로 가장 높았고 연구개발 투자(10.8%),인력개발 등 기타 투자(10.6%) 순이었다.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표준화 미비(22.0%),결제·보안문제(16%),업계간 협업 부족(16%),법·제도 미비(15%),전문인력 부족(10%) 등이 꼽혔다.

한편 작년 국내 기업의 IT 투자는 업종별 기업규모별로 심한 편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평균 IT 투자액은 금융업이 2백54억원으로 1위였고 전자상거래 관련 업종은 91억6천만원,제조업은 74억3천만원이었다.

제조업 가운데서는 가전 전력 반도체 정유 항공 유통업체들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대기업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