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1개 주요 상장ㆍ등록기업들의 1ㆍ4분기 경상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기업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추정됐다고 한다.

시가총액 5백억원 이상의 우량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임을 감안하면 12월 결산법인들의 전반적인 실적은 이보다 더 나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우리 경제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을 축약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내수기업들과는 달리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작년 동기에 비해 평균 환율이 1백50원 가량 올랐음에도 이에따른 혜택을 별로 보지 못했던 것이다.

여기에다 D램 반도체 TFT-LCD 철강 등 주력제품의 국제가격 하락으로 인한 교역조건의 악화도 주요 원인이 됐다.

크게 보면 과거와 달리 환율상승이 경기침체 엔화약세 등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에는 그렇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못한 반면, 수입원자재 비중이 높거나 외채 부담이 높은 기업들에는 큰 부담이 됨으로써 전반적으로 기업실적 악화가 초래된 흔적이 뚜렷하다.

또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경우 지난 해 단말기 보조금 제도의 폐지로 일부 통신업체들은 수익성이 호전됐지만, 닷컴기업들은 대부분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때 벤처붐을 이끌었던 인터넷 포털이나 콘텐츠 업체 등 닷컴기업들이 여전히 수익모델로 고전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와 같은 매출 정체 및 영업이익 감소 추세가 2ㆍ4분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대내외적 경제불안 요인이 쉽사리 해소되지 못할 경우 하반기에 들어서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들로서는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향상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정부로서도 앞으로의 경제운용에 있어서 이번 1ㆍ4분기 기업실적 추정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