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동에서 생고기 체인점 "계경목장"을 운영하는 이춘삼(52)사장은 금융계에서 15년 이상을 일해온 명퇴자다.

지난 99년초 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갑작스럽게 퇴직한 후 일거리를 찾아 다녔다.

졸지에 실직을 당한데다 사업 경험도 없어 소자본으로 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졌다.

인터넷으로 창업 정보를 구하던중 우연히 계경목장을 알게 됐다.

김사장이 가게를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6월.

치킨점이던 점포를 인수해 장사를 시작했다.

체인점 본사에서 드럼통으로 만든 탁자를 보내 주었다.

돼지고기 식당에 맞게 서민적이면서도 복고풍 스타일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본사 직원으로부터 음식만드는 기술을 전수받고 메뉴판 무료 시식권 전단지 이벤트 행사 등을 거쳐 6월 말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창업 비용으로는 임대 보증금 1천2백만원,권리금 5백만원,인테리어 및 주방 설비 등을 포함해 3천3백만원이 들어갔다.

매장은 10평 짜리로 6개의 고기 구이용 테이블을 갖췄다.

월평균 3백만~4백만원의 순이익은 거두고 있다.

이 사장이 수십종이 넘는 음식 체인점중에서 계경목장을 선택한 것은 강원도 영월군의 영농회 축산농가에서 원료를 직접 조달한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

농민들이 직접 생산하는 무공해 돼지고기,쇠고기에다 고추장 된장까지 강원도산이라 소비자들로부터 믿음을 얻게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원도산 토종 돼지고기를 쓴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요즘 구제역 광우병 파동이후 손님이 몰려든다"는 게 이사장의 설명이다.

계경목장에서 쓰는 돼지고기 맛의 비결은 "톱밥"사육.

영농회 농민들은 돼지 사육장 마닥에 톱밥을 깔아 섬유질이 풍부한 톱밥을 돼지들에 한방찌꺼기와 함께 먹여 기르고 있다고 한다.

톱밥을 먹은 돼지고기의 맛은 쫄깃쫄깃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

또 다른 맛의 비결은 생고기로 육질을 공급한다는 점이다.

계경목장본사는 생고기가 맛이 좋다는 점에 착안해 영월 현지에서 도축한 후 이틀내지 사흘정도 숙성시켜 얼리지 않은 상태로 점포에 고기를 공급하고 있다.

점포를 찾은 손님에게도 생고기 상태로 판매한다.

본사 연구진인 김태준 박사가 개발한 한방 다이어트성 기능성 양념인 "시트러스 오란티움"도 고기섭취에 따른 콜레스트롤 증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 비만 걱정도 줄여준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계경목장은 독특한 메뉴도 개발해 다른 점포와 차별화하고 있다.

와인시골돼지 오가피한방시골돼지 생시골돼지 등이다.

특히 올들어 새로 개발한 벌꿀 양념 고추장 구이는 감칠맛이 뛰어나 한번 맛본 사람은 대부분 단골 고객이 된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1인분에 2천8백원으로 싼 편이다.

김사장은 "회사를 나온후 별다른 기술이 없어 생고기 체인점을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 너무 기쁘다"며 "서민들에게 싼 비용으로 고향의 맛을 전해 주는데서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02)422-9610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