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유통시장이 양판점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조1천억원 규모의 가전 유통시장에서 하이마트 전자랜드21 등 전자전문 양판점의 점유율은 지난해 35%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전자전문 양판점의 점유율이 올해 40%선을 돌파해 45%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대리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앞으로 1∼2년내에는 전문점이 대리점을 제치고 국내 최대의 유통채널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리점 지고 양판점 뜬다=지난 90년 9개에 불과했던 양판점의 점포수는 지난해 2백73개(하이마트 2백20개,전자랜드21은 53개)까지 늘어났다.

증가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마트가 올해 30개 점포를 더 오픈할 예정인데다 전자랜드21도 22개 신규점포를 열 계획이어서 그 숫자는 3백25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90년대초 전국적으로 5천개 이상에 달했던 대리점은 지난해 1천5백개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양판점의 강점=비교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가전 전문점 매장은 일반 대리점에 비해 5배 이상 큰 1백50∼5백평 규모.

대리점보다 5배 이상 많은 평균 3천5백여개의 품목을 갖춰 소비자들이 손쉽게 비교구매를 할 수 있다.

판매사원들의 대고객 판매능력도 대리점에 비해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하이마트의 경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전국 2백20개 점포 1천4백여명의 판매사원 전원에게 제품에 대한 기본사항을 교육시킨다.

또 한달에 한번씩 점포당 1명은 정기교육 과정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가전제품이 1년에 15개정도 출시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하이마트의 판매사원들은 한달에 하루 이상은 교육을 받는 셈이다.

양판점들은 쇼핑환경 개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은 최근 주부들이 유모차를 끌고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대부분 점포의 동선(動線)을 크게 넓혔다.

이에 따라 예년의 경우 점포당 평균 90㎝에 불과했던 동선의 폭이 최대 2?이상으로 늘어났다.

매장도 바꿔 고객들이 실제로 제품을 작동해볼 수 있도록 했다.

◇시장전망=전문가들은 국내 가전제품 유통 시장이 결국은 양판점이 가전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과 비슷한 형태로 나아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한다.

전문점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