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장이 "한국은행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만 생각하고 자금흐름등 유동성이나 경기문제를 2차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만스럽다"며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만 하다.

KDI원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다,금리문제를 놓고 한은과 재경부가 논란을 빚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주장은 최근들어 경기가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나름대로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KDI는 작년말 5.1%로 봤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 중반으로 낮추고 미국경기가 급격히 둔화되고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될 경우 4%대 성장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이 하나같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쪽으로 수정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KDI의 경기진단은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있다.

각국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고 있는 추세인 것도 분명하다.

미국은 지난 20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금리를 또 0.5%포인트 내렸고 일본 중앙은행도 사실상 제로금리정책으로 되돌아갔다.

금리인하에 소극적이던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명간 금리를 내릴 채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다시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스러운 일면이 없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어떻게 보더라도 결코 높은 수준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금리를 또 낮추는 것이 과연 얼마나 경기회복에 보탬이 될것인지 확신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수단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 또 금리를 내렸다가 부양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 마땅한 경기대책 수단도 없어져 더욱 곤혹스럽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0% 금리가 됐지만 경기는 뜨지 않는 일본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실효성있는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데 KDI와 인식을 같이 한다.

추가적인 금리인하도 물론 검토해 봐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의욕을 짓누르는 여러가지 요인을 그대로 둔채 금리만 내린다고 투자가 되살아나고 증시가 안정적인 활황국면에 들어서기는 어렵다고 본다.

금리조정은 어느 때고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경기와 관련, 금리논쟁이나 벌이기에 앞서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시급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