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북측 조문단과 남측 당국자가 지난 24일 비공식 접촉을 가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서영교 장관급회담 남측대표 등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조문 뒤 서울 신라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 등 조문단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측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미국의 대북정책 전망 등을 설명하고 관련 현안에 대한 남측 입장을 전달한 뒤 지난 13일 무산된 남북 장관급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송 부위원장이 남북경협 등 대남업무를 담당하는 고위 관료란 점을 고려할때 우리측 입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에게 직접 전달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날 비공식 접촉은 북측 조문단이 조문 목적으로 방문한 점을 거듭 강조해 깊숙한 대화는 오가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측 조문단이 호텔에 도착한 뒤 송호경 아태위 부위원장과 면식이 있는 정부 고위당국자간에 인사 정도만 나누는 수준의 자연스런 조우가 잠시 이뤄졌다"며 "양측 사이에 깊이있는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남측 정부는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키로 한 지난 23일부터 막후협상을 통해 정부 당국자와 대화를 제의했으나 북측이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부는 북측 조문단의 경호를 맡는 등 행정적 업무만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