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과 부시 등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이미지 메이커로 명성을 날렸던 로저 아일즈는 ''당신 자신이 바로 메시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개인이 창출해내는 이미지에 따라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결정되고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는 바로 자신이라는 뜻으로 한 말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광고인처럼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지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어쩌면 연출돼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개인의 이미지가 그 사람의 인생까지 휘둘러대고 있는 것이 요즘 사회다.

이미지의 영향력을 이처럼 막강하게 만든 것은 시각적 이미지에 따라 모든 일을 판단하게 하는 TV의 위력이다.

옳건 그르건 눈에 보이는 이미지들이 대중의 의식을 형성하고 생활방식 인간관계를 주도하고 있다.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표현력이 있고 눈에 띄는 부분은 얼굴이다.

표정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느냐 못 주느냐를 결정짓는다.

얼굴에는 80여개의 근육이 있어 7천가지 이상의 표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이미지 관리가 얼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최근 내로라하는 중견 정치인들 사이에서 성형수술까지 하는 얼굴가꾸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눈밑 지방제거, 쌍꺼풀, 모발이식 등의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질이나 인품 능력 도덕성보다 우선 얼굴이 경쟁력이라는 현실 인식에서 나온 이미지 메이킹 수법의 하나인 듯 보인다.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은 그 자신의 내부에 잠재한 무궁무진한 자질을 아름답게 조화시켜 외적으로 연출하는데 그쳐야 한다.

이를테면 독창적인 대화 연설 제스처 미소 음성 복장 등을 말한다.

링컨 대통령은 ''사람이 나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40이 되면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역정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인위적으로 뜯어 고쳐 훤해진 얼굴이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을 얼마나 없애줄 수 있을까.

오히려 가식적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