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안정을 위해 상호주 매입에 나섰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계열분리 조건을 충족시키는 범위내에서 3%까지 상대회사 주식을 매입,보유키로 했다.

현대차는 이날 정기주총 자료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자사 주식을 1.19%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경영권 안정을 위한 우호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대신 현대중공업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였다.

이 회사 재경팀 관계자는 "현재 2% 약간 넘는 중공업 주식을 매입했으며 최대 3%까지 지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양사가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상대회사 주식을 지분율 3% 이내에서 매입해주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경영권 안정을 도모함과 동시에 주가 상승시엔 투자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상호주 매입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지분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 대비,''형제기업''끼리 경영권 안정에 필요한 우호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자사주 소각으로 정몽구 회장과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이 높아진 데다 자사주 4.59%를 인천제철에 매각,의결권을 갖게 함으로써 24.88%의 지분을 확보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지분을 3%까지 늘리면 현대차는 26% 이상의 안정적 지분을 갖게 된다.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45%를 웃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엔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12.46%가 문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업 관계자는 "중공업의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상선이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 지분의 향배를 알 수 없어 현대차와 상호주를 매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정몽준 고문이 10.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23.25%다.

그러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현대상선 지분이 해외매각될 경우 경영권 안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계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제휴관계에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정몽구 회장의 경영권을 최소 10년간 지지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임러가 지분 9.41%에 대한 의결권을 현대차에 위임하기로 계약서에 명기돼 있기 때문에 경영권 안정에 문제가 없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날 자료에서 다임러와 미쓰비시 자동차의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