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세계의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의 속성상 주가는 등락하게 마련이지만 요즘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스트셀러 중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어떤 조그마한 변화라도 이것이 쌓이면 큰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변화라도 우리는 이를 인지할 감수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는 항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극복할 수 있는 진취적인 기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주인공인 스니프(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는 의미의 의성어)와 스커리(종종거리며 급히 달린다는 의미의 의태어)라는 두 생쥐의 눈에 비친 주식시장의 변화는 무엇일까?

첫째,주가는 과거실적보다 미래기대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주가는 과민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또 이렇게 형성된 주가는 미래의 기대가 과거의 실적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하락하게 마련이다.

정보통신기술이 경제를 선도한다는 신경제하에서 정보통신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오히려 과다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이 주식시장의 거품론을 제기했다.

특히 겉만 요란한 닷컴기업의 거품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류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발명품은 철도기관차,자동차 및 인터넷이다.

세가지 발명품 모두 운반도구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철도기관차는 철도라는 1차원 선을 따라 화물을,자동차는 도로라는 2차원 평면에서 사람을,그리고 인터넷은 사이버 공간이라는 3차원에서 지식 및 정보를 운반하고 있다.

이중 인터넷은 전자의 두 운반도구와는 달리 운반되는 내용물에 따라 생산성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에만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면 인터넷 없는 세상이 오히려 생산성이 높을 것이다.

인터넷 발명 초기에는 이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인터넷에 의해 운반되는 내용물이 점점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신경제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고, 이것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미국경제의 장기호황 지속성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주식시장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경기순환론에 의하면 경제가 호황이면 생산활동이 활발해지지만 이를 통해 재고가 쌓이게 되고 이러한 과다한 재고 누적으로 인해 경제는 하락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과다한 재고 부담을 회피할 수 있어 경기순환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신경제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신경제가 기존의 이론을 바꿀 수 있다고는 하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 또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듯이,미국경제가 10년 넘게 호황을 보일 지에 대한 불안한 느낌을 투자자들은 갖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기업의 실적이 기대치 이하를 나타내면서 이러한 불안심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신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저하가 주가를 출렁이게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지난 20년 간 종합주가지수 수익률 및 국채 수익률을 주식 및 채권 수익률로 간주하고,주식 및 채권에 투자한 경우를 비교해 보면 주식보다 채권의 보유 수익률이 높다.

주식에 투자하면 몇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면, 채권에 투자하면 많아야 10% 내외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우리의 상식에 비추어 볼 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어 장기적으로 주식에만 투자하면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한다면 주식투자에 있어 쉬는 것도 훌륭한 투자전략이다.

길을 가다가 비바람이 몰아치면 처마 밑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야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leesb@email.hanyang.ac.kr

---------------------------------------------------------------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