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산업자원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제4회 코리아 바이오 포럼"이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바이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현대기술투자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포럼에서 LG화학 의약품사업부 박순재 상무가 "바이오코리아"라는 주제 강연을 했다.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인간 유전자 지도의 완성은 바이오 혁명의 시작에 불과하다.

유전자 지도에 담긴 정보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십수년에 걸쳐 해결해야 할 엄청난 숙제다.

특히 해독된 염기배열의 정보를 통해 유전자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규명해야 한다.

또 사람 몸 속에 존재하는 50만개 내지 1백만개의 단백질 특성을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 개인별 ''맞춤 의약''도 가능해진다.

포스트 게놈시대에 프로테오믹스(Proteomics)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렇다면 의약계는 과연 어떻게 변할 것인가.

장기적으로는 인간 개체가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이 밝혀질 것이다.

이에 따라 맞춤 의약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또 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입장에선 임상 환자의 수를 줄여 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단기적 관점에선 의약 개발의 비용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바이오인포메틱스(Bioinformatics)와 프로테오믹스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연구비는 결국 의약 개발 비용에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의약 개발에 꾸준한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성장호르몬,B형 간염백신,젖소 산유 촉진제 등 다수의 유전공학 제품을 사업화해 판매하고 있다.

신규 항생제인 퀴놀론(Quinolone)을 스미스클라인 비첨과 공동으로 개발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LG화학의 신약개발 전략은 아웃소싱이다.

세계적인 제약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우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는 것.

그 제휴도 신약타깃(drug target)을 찾기 위한 제휴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5월 미국의 엘리트라(Elitra)사와 맺은 제휴가 좋은 예다.

선진업체들이 정한 신약타깃을 뒤쫓아갔다가는 결국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포스트 게놈시대에 LG화학은 세계 유수 제약회사와 거의 같은 전략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부족한 연구인력과 국내의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집중과 선택이라는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 있는 전략이야말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