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지난 10여년동안 자금지원등 남다른 공을 들이고도 특수관계회사인 IK엔터프라이즈(옛 일경물산)를 끝내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인수키로 해 눈총을 받고 있다.

IK엔터프라이즈는 두산그룹 박용오 회장의 외조카인 김형일(43)사장이 경영해온 회사.

김 사장은 90년대초 미국 유명 의류브랜드인 ''폴로''와 햄버거 체인인 ''버거킹''을 국내에 들여와 화제를 모았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한때 ''재계의 기린아''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확장에다 불경기까지 겹치면서 부도위기에 몰렸다.

그때 구원의 손길을 뻗은 곳이 두산이었다.

두산은 98년2월 폴로와 버거킹 사업을 7백70억원에 인수,일경물산을 지원했다.

일경이 폴로 의류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납품할 수 있게 배려했다.

숨통을 돌린 일경은 회사이름을 IK엔터프라이즈로 바꾸고 게스 게스클럽 미키클럽 DKNY 등 4개 브랜드를 선보이며 재생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다시 부도설에 휩싸이고 말았다.

IK가 다시 SOS를 쳐오자 두산은 지난 1월 실사에 들어갔다.

두산은 운영자금을 지난달말 긴급 지원하고 본사 및 판매사원의 밀린 임금도 지급했다.

두산의 한 임원은 "경영진 교체, 자금지원 등을 놓고 고심했으나 결국 인수키로 했다"며 "구체적인 인수방안과 김 사장의 거취문제는 이달중 열리는 주총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K엔터프라이즈는 올 가을로 잡혀있던 DKNY키즈와 진액티브라인의 런칭을 백지화했다.

두산의 ''특수관계 회사 봐주기''는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끝나고 만 것이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