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인텔간의 전략적 제휴는 반도체 업계 및 관련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침체된 반도체 및 PC시장이 활성화될 수도 있을 것이고 동시에 관련 경쟁업체들은 기존의 전략을 변경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삼성이 램버스 D램 사업확대에 필요한 투자비를 인텔로부터 지원받는 대신 생산제품을 인텔에 장기 공급키로 한 이번 제휴는 물론 삼성과 인텔간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에 가능했다.

사실 인텔 입장에서는 지난해 출시했던 펜티엄 4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무엇보다 여기에 장착된 램버스 D램의 가격인하가 필요했다.

또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번 제휴가 기존의 싱크로너스 D램의 가격하락으로 인한 수익감소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위험을 분산시켜 주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제휴는 일단 램버스 D램의 생산단가 하락을 가져와 펜티엄 4를 중심으로 PC의 세대교체를 가속화시키는계기가 될 수 있다.

인텔이 일본의 NEC나 도시바 등과도 비슷한 제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전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이와함께 D램 업체들의 주력제품이 램버스 D램 쪽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PC의 세대교체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긴 하지만, 이번 제휴로 램버스 D램의 수요 확대가 현실화되면 그동안 램버스 D램 생산에 소극적이었던 마이크론이나 현대전자 등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작년에 미국 램버스사가 마이크론과 현대전자에 대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배경에는 차세대 D램의 기술표준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라는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어쨌든 반도체 경기에 일희일비하는 우리 경제이고 보면 이번 제휴를 통해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