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thkim49@mpb.go.kr >

오늘은 2월 마지막날,내일이면 3월이 시작된다.

산과 들에는 아직 잔설이 있지만 피부에 와닿는 바람결은 며칠 전과 달라 봄기운이 느껴진다.

남녘에서는 벌써 버들개지가 망울을 터뜨리고 유채꽃도 피었다니 정녕 봄이 가까이 온 것 같다.

어느 시인은 봄을 이렇게 노래했다.

''매화꽃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개나리꽃 한창이란 답장을 썼소.둘이 다 봄이란 말 차마 쓰기 어려워서…''

우리 경제도 혹독한 엄동설한을 지나 아직은 여리나마 봄기운이 느껴진다.

늘 추락하기만 하는 줄 알았던 증권시장이 어느정도 안정돼 가고 자금시장도 ''한파''가 누그러들면서 여윳돈이 제2금융권으로 유입되고 있다.

자금시장이 선순환을 통해 정상화돼 가고 소비심리도 기지개를 켜면서 겨울잠에서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4대부문 개혁도 기본틀이 마무리돼 이제 시장기능에 의한 상시 개혁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짓눌러오던 불확실성과 불안심리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여 머지않아 경기회복도 기대된다.

우리 주변의 잔설처럼 지난날의 상처와 좌절이 마음에 아직 남아있다.

지난날들의 아픔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스스로 어떠한 마음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인간의 행복은 자기 마음에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좌절과 상처가 마음에 남아있을 때 시간은 언제나 과거에 머물지만 마음에 희망과 확신이 있을 땐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모두 너무 힘든 겨울을 보냈다.

이제 눈보라 휘몰아치던 황량한 겨울을 벗어나 복사꽃망울 터뜨리는 따뜻한 봄의 어귀에 섰다.

지난 겨울의 혹한과 폭설의 위세에 밀려 다시는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은 때 이르게 진달래꽃 흐드러지게 피는 고향의 뒷동산으로 줄달음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