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대우관련 기사를 읽은 프랑스교민들의 심정은 매우 착찹했다.

기사는 "파리에 도착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체포결사대가 주불 대사관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파리시내 대우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김 회장 수배 전단을 배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접한 교민들은 "체포결사대의 이같은 행위는 해외에서 자국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개탄했다.

교민들은 "매장에 창업자의 현상수배 사진을 걸어 놓으면 누가 대우차를 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기사가 나간 후 대우차 현지법인은 벌써부터 판매감소를 우려하는 현지 협력업체들의 빗발치는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무역업을 하는 한 교포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사도록 하는게 사지 않게 하는 것보다 백배 더 힘든 일"이라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되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그는 체포결사대의 이같은 행동계획은 단지 대우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프랑스에 나와 있는 모든 한국상품들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은 무명상품을 처음 출시해 판로개발에 나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프랑스 언론은 ''체포대''의 파리도착 소식과 함께 박정희 정권부터 지금까지 이뤄진 한국의 정경유착사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

르피가로지의 경우, 삼성 현대 대우 등 한국 재벌들은 실패의 동의어라는 선정적 제목까지 달았다.

한국상사 주재원들은 "지난번 외환위기 극복 후 한국경제와 기업들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부정적 이미지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판에 현지 언론들이 대우사태를 계기로 한국기업 짓누르기를 하니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들은 대사관과 대우차 대리점 앞에서의 시위가 ''2001년 한국 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대회''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한국정부와 기업들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우려했다.

현지 교민들은 리베라시옹의 체포대 활동 예고기사가 ''제발 오보가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worldonlin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