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지금 스시(sushi.생선초밥) 바람이 거세다고 한다.

''저지방 저칼로리''를 앞세워 미국인의 식생활을 공략한 스시가 대중화되면서 뉴욕 월가엔 블럭마다 초밥집이 생겨났고 샌드위치 가게에서조차 초밥도시락을 판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실리콘밸리에선 베트남 쌀국수도 유행이라는 소식이다.

입맛은 이처럼 변한다.

세계 각국이 보다 간편하고 보편적인 자국 음식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고 유명 호텔에 이른바 음식대사를 파견하는 등의 힘을 기울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우리는 어떤가.

김치를 내세우지만 김치는 주식이 될 수 없다.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은 커녕 스시와 피자 파스타, 심지어 중국만두인 딤섬을 먹느라 우리 음식은 멀리하는 형편이다.

전통음식의 조리법은 말할 것도 없고 이름조차 잊혀져 가는 현실을 타개해 보고자 전라북도가 종가의 맏며느리들을 찾아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집안 대대로 이어져 온 종가음식은 물론 젓갈 장아찌 장 및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의 제조비법을 알아내 전승시키겠다는 시도다.

이에 앞서 문화관광부는 2002 월드컵대회에 대비, 지난해 11월부터 전통음식 개발과 표준조리법 보급을 위한 요리시연회를 시.도별로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www2.rda.go.kr/food)를 개설, 6백50가지의 향토음식을 소개한다.

한국가공식품수출협회가 경남 합천에 한국전통식품 연수원을 열고 조리법을 가르치는 한편 전국의 마을과 종가를 대상으로 전통음식 전시회를 열고자 하는 것도 비슷한 움직임이다.

스시 바람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도, 특정한 사람의 기발함에 의해 일어난 것도 아니다.

손의 온도가 생선에 전해지지 않으려면 얼마나 빨리 싸야 하는가를 놓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미스터 초밥왕''이란 만화영화를 만들어낼 만큼 홍보에 힘쓴 결과다.

일본은 또 지방별로 매년 모찌와 덴푸라(어묵) 만들기 경연대회를 개최, 시상하는 등 전통음식의 보존과 창조적 개발에 열을 올린다.

늦었지만 우리도 전통음식 되찾기와 보급에 총력을 기울였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