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국내 회사 1백50여개와 외국 업체 3백여개 등 총 4백50여개의 화장품회사가 소비자를 향해 저마다 크고 작은 광고를 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국내화장품들은 유명모델을 이용해 광고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나영 황수정 전인화 김남주 김민희 채시라 심은하 등 이름난 연예인들은 예외없이 화장품 모델로 기용되고 있다.

물론 모델을 쓰지 않고 제품이나 캐릭터를 만들어 성공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유명 모델을 기용해 모델의 이미지를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와 연계시키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할 때 신인을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와 모델 이미지를 동일하게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내 최장수 브랜드 마몽드는 불어로 "나의 세계"라는 뜻이다.

태평양은 이 의미를 "균형을 잃지않고 살아가는 밝고 사랑스런 여성상"이라는 광고 컨셉트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 컨셉에 맞는 모델로 찾아낸 것이 바로 그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영애였다.

신인을 모델로 써 브랜드의 이미지와 모델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곧 소비자들에게 "산소같은 여자=이영애"와 "이영애=마몽드"라는 연상작용을 일으키게 해 장수 브랜드로서 브랜드 파워를 갖게 했다.

반대로 유명 모델의 이미지를 브랜드와 연계해 성공한 케이스가 코리아나화장품이다.

지난 91년 12월 런칭 당시 신인으로 최고의 인기를 올리고 있던 채시라를 기용,"코리아나"를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모든 브랜드마다 다양한 전략과 모델이 있지만 브랜드 캐릭터와 모델 캐릭터를 서로 어떻게 연결시키는가가 성공의 열쇠다.

그러나 화장품이니까 모델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무조건 유명 모델을 등장시키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필자는 인기탤런트 최명길씨와 최씨의 친언니를 각각 모델로 채택한 CF를 실험용으로 만들어 모델이 화장품 광고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실험 결과 최씨와 같은 유명인이 모델로 나온 광고가 일반인 모델 광고보다 광고메시지의 신뢰성과 진실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광고를 보고 제품을 사겠다는 소비자의 구매성향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무조건 유명 모델을 쓰기 보다는 제품이 지향하는 마케팅 포인트에 부합하는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병호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cbh@cm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