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字書者,
무자서자

天地萬物是也.
천지만물시야

古人嘗取之不盡,
고인상취지부진

而尙留於天地間,
이상류어천지간

日在目前而人不知讀.
일재목전이인부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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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없는 책이란 천지만물이 바로 그것이다.

옛사람이 이를 취했으나 다 없어지지 않고 아직도 하늘과 땅 사이에 남아 있으며, 날마다 눈 앞에 펼쳐지는데도 사람들은 이를 읽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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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묘연(廖燕)이 ''답소사서(答小謝書)''에서 한 말이다.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글자를 익히고, 글자로 적힌 책을 읽고 지혜와 지식을 쌓아 나간다.

그리고 애써 다른 나라 글자, 다른 나라 말로 적힌 책을 읽고 견문 지식을 넓힌다.

그러나 문자로 기록되거나 저술된 책을 통해 얻어지는 지혜나 지식은 천지만물, 즉 자연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 지혜나 지식에 미치지 못하며 불완전하다.

자연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은 그야말로 눈뜬 장님이라 할 것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