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thkim49@mpb.go.kr >

21세기를 ''3D(Digital·DNA·Design)의 시대''라고 한다.

이중 디지털과 DNA가 기술과 과학에 바탕을 두고 물질과 기계를 다루고 있다면 디자인은 감성과 직관에 바탕을 두고 사람의 마음을 다루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누가 빨리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값싸게 상품화하느냐가 중요했다.

그러나 디자인의 시대인 21세기에는 소비자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욕구를 누가 정확히 찾아내 이를 충족시키느냐가 중요해졌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고 사용이 편리한 상품이라도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는 상품,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기쁨이나 보람을 주지 못하는 상품은 더 이상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즉 20세기는 기술과 가격이 경쟁력을 좌우한 시대였다고 하면 21세기는 디자인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인 것이다.

세계 속에서 우리 디자인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디자인은 선진국의 70%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경쟁국인 홍콩과 대만에 비해 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우리 가치가 아직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문화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우리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그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는 단계에 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격동과 변화는 위기와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도약은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하는 자에게는 언제나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그렇게 비관적일 것까지는 없다.

요즘 세계는 디자인의 소재를 찾아 동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다행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과 디자인의 ''끼''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잘 살려 나간다면 디자인 이전 시대에 놓쳤던 경쟁력을 디자인 이후 시대에 다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한국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응축해 세계 보편의 가치로 고양시켜 나가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디자이너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