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J씨는 자기 소유의 8평 점포를 임대해 줘 월세 소득을 얻고 있었다.

점포는 고층 주상복합 건물의 지하 식당가에 있었다.

그 점포의 세입자는 한 자리에서 5년동안 한식 백반전문점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얼마전 경기가 안좋다며 월세를 내지 않자 J씨는 세입자를 내보내고 밀린 월세 대신 음식점 시설을 인수했다.

새로운 세입자를 찾았지만 여의치 않아 J씨는 직접 장사를 해보기로 했다.

20년 이상 매달린 직장생활이 지겹기도 했고 더 늦어지면 창업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외식업 경험이 없었던 J씨는 기존 식당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점심시간에는 백반 위주의 저렴한 한식 메뉴를 그대로 유지하고 저녁에는 생맥주와 안주를 팔면서 퇴근후 직장인들을 겨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전형적인 백반전문 식당에서 저녁 때만 한시적으로 술을 판매한다고 손님이 더 늘어나지는 않았던 것이다.

점심 때 간간이 들르던 직장 여성들마저 아예 발길을 뚝 끊어 버렸다.

이제는 생계수단이 돼버린 식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회생의 길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창업상담을 받기에 이르렀다.

창업상담을 진행하면서 주변 상권을 조사해본 결과 한정식 메뉴를 다루는 경쟁 음식점이 많아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백반집으로는 승부를 걸기 어려웠다.

현재의 한식당 설비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주변 음식점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색다른 메뉴가 필요했다.

또한 8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매장 장사만으로 한계가 있어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메뉴를 선정하기로 했다.

음식에 문외한인 J씨가 창업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개발한 메뉴는 인삼 쑥 야채 등을 넣어 만든 건강수제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대인들의 성향을 반영한 건강수제비는 기존의 수제비에 갖가지 야채와 한약재를 적절히 혼합,담백하면서도 한약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주 메뉴를 수제비 한가지로 단일화했기 때문에 외식업 경험이 없는 J씨도 어렵지 않게 일정한 음식 맛을 낼 수 있게 됐다.

이전의 한식점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홍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새로 접객교육을 받고 손님들을 맞았다.

유니폼을 착용,깔끔하고 전문적인 이미지도 연출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음식점 청결 및 정돈 상태도 수시로 점검했다.

메뉴를 꼼꼼하게 분석,호주머니가 얇아진 작장인들에게 부담없는 수준으로 메뉴별 가격을 차별화했다.

밥과 간단한 후식 제공으로 간식이 아니라 한끼 식사로 든든할 수 있게 배려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요즘 그는 음식점이 새 평생직장이라고 여기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 연구소 소장 (02)786-8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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