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미국 경제의 급격한 위축에 대한 충격과 실망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기업체 감원 증가 뉴스와 함께 찾아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추가인하는 거의 패닉(공황상태)의 신호로 간주될 만큼 깊은 상처를 안겨주었다.

1987년부터 FRB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의 주된 취향은 아다지오(느리게)다.

그러나 최근 몇달 사이에 그는 프레스토(매우 빠르게)로 악단을 이끌고 있다.

FRB가 이번처럼 신속하게 금리를 내린 것은 1930년 이래 경기 최저점으로 기록된 82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두번의 금리인하는 놀랄 만했다.

하지만 FRB의 전격 금리인하 조치는 또한 몇가지 점에서 심각한 의문을 남겼다.

의문의 요지는 정말 이 조치가 적절했느냐와 현재의 미경제가 정말 심각할 정도로 나쁘냐로 요약된다.

이에 대한 대답은 물론 예(긍정)와 아니오(부정)로 나뉜다.

긍정적인 시각은 물론 FRB가 금리를 너무 올려 놓았기 때문에 인하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지난 82년만큼 경기가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면 부정적으로 응답할 수밖에 없다.

FRB는 종종 리세션(경기침체)의 시발점을 놓쳤으며 너무 늦게 금리를 인하해왔다.이는 주로 실질 경제성장률이나 소비자 신뢰도,실업률 등과 같은 경제 데이터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께만 해도 FRB는 인플레 위험이 리세션의 위험도에 비해 더욱 크다고 말해왔다.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FRB의 입장을 줄곧 지지해왔다.

생산 침체는 잠시며 곧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그러나 지난해 8월 NAPM(전미구매관리자협회)지수는 이미 경기위축 신호인 50이하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그후 6개월동안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상품 및 금시세,수익률 곡선은 물론 실질 연방기금금리수준과 달러화 가치 등이 모두 경기가 리세션중임을 시사했는데도 FRB가 너무 경색된 금리정책을 고수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것들은 금융정책의 공급 측면 지표들이어서 대부분 대중여론에 의해 무시당해왔다.

더욱이 그동안 미국기업들은 신경제로의 이동효과를 간과해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현재 미국주식회사는 신기술과 글로벌화로부터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는 기업이윤을 극소화시키면서 미국 역사에서 가장 경쟁적인 환경을 창출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동안 신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가져왔으며 전 업종에 걸친 창조적 파괴는 대륙을 흔들었다.

장기간의 경제성장동안 경제의 창조적인 측면은 파괴적인 측면을 상쇄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러한 힘들은 균형점을 찾았다.

그러나 FRB는 인플레만 경계해 신경제가 계속 진행돼 가는 것을 막으려 했기 때문에 파괴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고 창조를 늦추게 했다.

FRB의 엄격한 금융정책은 균형점의 파괴를 초래했다.

물론 희소식은 아직 남아 있다.

경제에 대규모 형태의 수술이 가해질 것이다.

FRB가 이제 자신의 실수를 금리인하를 통해 고치고 있고 부시 행정부가 감세정책과 통제로 물가를 끌어 내리면 올해 하반기에 리세션은 끝날 것이다.

증권시장도 내년께 다시 오름세를 탈 전망이다.

정보화시대로의 이행은 계속될 것이다.

73년에 제조업은 전체 고용인원의 26%를 차지했었으나 지난해에는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빨라지고 있는 정보화의 추세는 감원과 함께 더욱 더 많은 고통을 수반할지도 모른다.

정리=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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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매지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The Fed Picks Up the Tempo''라는 제목의 최근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