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일본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던 한 식품회사가 몰락하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자랑하는 "유키지루시 유업"이다.

청결과 건강을 상징하는 하얀 눈송이 모양의 상표를 가진 이 회사는 식중독 원인을 숨기려다 낭패를 당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 회사의 우유를 먹은 2천여 명의 오사카지역 소비자들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면서 부터다.

사건직후 당국은 회사측에 제품 회수와 판매 자제를 지시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피해자를 보상하는 선에서 적당히 넘어가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는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영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기업들이 위기에 몰렸을 경우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게 낫다.

특히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켰을 때는 회사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이를 정면으로 극복하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제약회사인 존슨 앤 존슨사는 정면돌파로 위기를 극복했다.

1982년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이 회사의 타이레놀을 복용한 환자 3명이 숨을 거두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진통제 시장의 37%를 차지하던 타이레놀의 시장 점유율이 6.5%로 하락하고 주가도 7%나 떨어졌다.

회사는 철저한 원인 규명 조사에 착수하면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소비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아보고 정면 승부를 걸었다.

문제가 있는 캡슐 제품을 모두 수거하고 1-800의 무료 전화를 개설해 소비자의 의문 사항에 솔직하게 답변하기 시작했다.

회장은 TV에 출연해 이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범인을 잡기 위한 현상금도 내놓았다.

회사도 그렇지만 개인도 정직이 최고의 해결책이 될 때가 많다.

그다지 잘생겼다고 말할 수 없는 외모에 목소리 또한 걸걸한 개그맨 박경림씨는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이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서울 시내 모 여중의 수위라는 사실을 떳떳하게 밝혀 솔직한 연예인의 브랜드를 강화했다.

반대로 1997년에 있은 제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1.3%차로 패배한 한나라 당 이회창 총재는 아들의 병역 기피문제가 불거지자 정면 대응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해 여당의 기득권을 살리지 못하고 간발의 차로 패배하고 말았다.

2000년 여름에는 독일 통일을 이룬 헬뮤트 콜 전 독일 수상의 정치 자금 유용 사실이 들통나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이 사건은 독일 통일의 주역인 그에게 통독 10주년 기념식 연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정도로 명예를 치명적으로 실추시킨 사건이었다.

서구 이민 사상 처음으로 수상이 된 칠레의 후지모리는 2000년 여름, 몰래 카메라 덕에 비리가 낱낱이 밝혀져 국민들의 저항에 쫓겨 일본으로 망명했으며 유고의 밀로셰비치는 같은 해 가을,거짓을 이용해 당선된 사실이 들통나 이제 막 당선된 대통령 자리를 내놓았다.

"매월 저는 그 달 받은 편지들 중 가장 적대적인 내용을 보내준 열두 명의 시청자를 뽑아서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미국 TV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그녀의 변함없는 인기의 비결은 이와 같은 정면 돌파에서 나왔을 것이다.

미국 공화당 의원인 매케인은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부시와 근소한 표 차를 보이면서 별안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스타 정치인이 되었다.

대통령 후보로서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은 여성과 재혼한 그가 스타 정치가로 자리를 잡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전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게리 하트는 여자 문제가 불거진 후 이를 제대로 돌파하지 못해 도중하차하고 대통령의 꿈을 접었지만 매케인은 정면 돌파로 고비를 넘기고 정치가로서 확고한 입지까지 굳혔다.

지금의 젊고 아름다운 부인인 신시아에게 빠져 첫 부인을 버리게 된 사실을 대중들이 문제삼기 전에 자신이 먼저 고백했기 때문이다.

< (주)SMG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