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하 < 서강대 교수.경제학 >

지난 주 국내외 경제 주요 이슈로는 재경부장관의 부총리 승격,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추가발생, 현대건설 실사, 한국부동산신탁 부도처리, 금융시장의 안정성 유지와 경기하락 전망, 기업간 신빅딜, 다보스 경제포럼 폐막, 미국금리인하 여부, 부시 행정부의 통상압력 등을 들 수 있다.

한경의 특집시리즈는 시스템개혁을 위한 정부개혁 시리즈, 한국통신 민영화 문제, 그리고 ''여성이 경쟁력이다'' 등 중요한 기사들이 넘친 한 주였다.

한정된 지면에 모든 내용들을 깊이있게 분석한 기사들을 보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현안에 대한 원칙과 대안제시, 그리고 늑장대응에 대한 엄중한 비판없이 대부분의 내용들을 단순히 사실보도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대우그룹문제, 현대건설의 실사, 한국부동산신탁의 부실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들이며, 이러한 경제문제들이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과 경제적 손실을 감안한다면 경제문제해결에 대한 정부의 원칙과 근본적인 대책 부족에 대한 비판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대우그룹의 분식회계규모가 금융감독원이 보고한 23조원에서 41조원으로 늘어난 이유는 무엇이며, 금감원의 보고와 추계과정에서 감독소홀과 전문성의 부족은 없었는지, 분식회계 증가로 인한 추가적인 잠재부실 가능성 여부와 사후처리 문제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설명이 있어야만 국민들이 어느 정도 이해와 안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대우 외에 다른 그룹의 분식회계의 가능성과 금융감독 당국 및 채권단의 감시.감독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보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건설에 대한 문제 역시 원칙과 해결방향이 분명하지 않은데 대해 문제제기와 비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난번 자금지원 당시 경영정상화 계획과 자구노력을 엄밀히 검토한 후 회생 가능성 있다는 판단하에 작년 11월3일 발표됐던 퇴출대상기업에서 제외됐다면, 당연히 기업의 재무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실사가 전제돼야 마땅하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실사를 하고 향후 처리방향에 대해 정부가 취하고 있는 불분명한 입장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를 함께 보도했다면 경제신문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작은 지면에 보도됐지만, 하나은행의 현대건설 CP 대지급 관련 금감원과의 충돌에 대해 양쪽의 입장을 단순히 평이하게 보도할 것이 아니라 금융원칙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금융의 자율화가 정착될 수 있다.

그리고 1월29일자 사설에서 다른 은행들도 중소기업은행의 대출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기업의 투자확대와 경쟁력제고를 위해서는 금리안정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은 금융기관의 자율성회복과 금융시스템의 복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금리도 시장원리에 따라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것이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재경부장관의 부총리 승격은 재경부의 경제정책 조정기능 강화를 위해 올바른 방향이지만, 정책결정과정의 투명성과 국회의 견제.감시기능이 동시에 확보돼야만 정책의 시행착오 내지는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미국경제의 움직임과 통상마찰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자세히 보도한 것은 우리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리라는 판단이 든다.

특히 여성노동력의 활용없이 제2의 경제도약이 어렵다는 사실을 강조한 ''여성이 경쟁력이다'' 시리즈는 신선하고도 시의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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