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섭

<> e비즈니스로 딜레마에 빠진 기업들= 흔히 우량 기업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한다고 한다.

하지만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톤 크리스텐센 교수의 "혁신자의 딜레마"에 의하면 인터넷같은 복잡한 기술에 직면한 기업들은 기존의 틀 안에서 조직을 성공적으로 재설계하거나 재구축하기 어렵다고 한다.

기업은 기존 기술의 가치가 파괴된다고 느낄 때 혁신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 또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채택하려는 시도는 본질적으로 파괴적이다.

그 결과 기업들은 정치적 심리적 장애와 부딪히게 된다.

혁신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배워야 하며 이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이에따라 프로세스 및 기술 변화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많은 기술과 기계들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신생 기업들은 폐기 처분할 시스템도 없고, 버려야 할 기존의 조직구조나 조직문화 업무 프로세스도 없기 때문에 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오히려 지속적인 고객 관계나 강력한 브랜드 유통망 등을 가진 기존 기업들이 신생 기업과의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 e비즈니스 추진 전략= 어떻게 하면 딜레마에 처한 많은 대기업들이 e-비즈니스로의 변모를 추구할 수 있을까.

대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조직 내에 성공적으로 도입하는 데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버블 인(Bubble In): 모기업은 e-비즈니스를 인큐베이팅하기 위해 실험실 같은 환경을 조성한다.

물론 이 경우 모기업의 관료적인 간섭은 배제되어야 한다.

이 새로운 조직은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지원하에서 자율적으로 비즈니스를 추진하게 된다.

<>버블 아웃(Bubble Out): 모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모기업 바깥에 환경을 조성한다.

이 모델을 채택한 기업들은 웰즈 파고(Wells Fargo)사처럼 기존 기업과 연결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거나 또는 뱅크원(BankOne)이 설립한 윙스팬(Wingspan Bank.com)처럼 모기업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기업을 설립할 수도 있다.

여기서 전자를 "확장(Extension)", 후자를 "분리(Segregation)"라 부른다.

결국 새롭게 설립되는 조직은 기존 비즈니스를 활용하거나 분사될 수 있다.

<>변모(Transformation): 모기업은 기업 전체 프로세스를 웹을 활용해 재구축한다.

결국 모기업의 조직은 e조직으로 탈바꿈한다.

e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방법은 e비즈니스 가능 요인과 불확실성에 의해 결정된다.

첫번째는 해당 조직이 e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요인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에는 정보 및 지식 공유 정도, 기업가 정신, 민첩함, 위험 감수에 대한 관대함, 과단성 있는 의사결정 가능성 등이 포함된다.

두번째는 e비즈니스가 기업에게 미치는 불확실성의 정도로 이는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 운영 방식의 적합성, 산업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최선의 e비즈니스 추진 전략은 각 기업에 따라 다르다.

만약 어떤기업이 회사 내에 e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가적 정신은 풍부한데 e비즈니스가 기존 사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다면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회사내 조직을 설립해 추진하는 인큐베이팅이다.

그러나 e비즈니스에 빨리 적응하지 못할 경우 기업 생존이 위태로운 회사도 있다.

아마도 서적 판매업이나 증권회사가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런 처지에 놓인 경우 만일 다행히도 회사 내에 e비즈니스가능 요인이 충분하다면 가장 적절한 방법은 기업의 모든 활동을 e비즈니스로 바꾸는 조직 변모다.

한편 "확장" 과 "인수"에 속한 기업의 경우 e비즈니스로의 완전한 변모도 그리고 내부 인큐베이팅도 가능하지 않다.

이 경우 기업은 스스로를 e비즈니스화 시키기 위해 외부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e경제 도래에 따른 불확실성의 정도가 낮을 경우 확장 전략을 사용한다.

기존 기업 내에서 새로운 조직에 대한 실질적인 위험이 계속 존재하고 있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기업에서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e비즈니스가 기존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내부에 이를 수행할 만한 역량이 부족한 경우 기업 인수를 통해 e비즈니스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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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모과정 핵심과제 >

기업은 통상적으로 세 가지 접근법 중 하나 이상의 방법을 통하여 최적의 모델을 찾아가게 된다.

예를 들어 증권회사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은 스스로 e비즈니스 가능 요인들이 많고 인터넷 경제에 의해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낮다는 전제 조건 하에 처음에는 버블 인(Bubble-In) 방식을 택하였다.

그러나 e비즈니스 관련 인력이 30명까지 증가하자, 더 이상 숨겨진 프로젝트로 추진이 어려워졌고, 기존 조직과 양립 또한 어려워졌다.

그 결과 인터넷 조직의 성장 잠재력을 가로막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을 분리해야 했다.

현재는 외부로 분리된 인터넷 기업이 눈에 띄게 성장함에 따라 모기업도 e비즈니스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그 후 인터넷 조직은 모기업으로 다시 흡수되었고, 이에 따라 찰스 슈왑은 발 빠르게 오프라인과 온라인 거래를 동시에 제공하는 다채널 공급자로 변신했다.

변모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경영진이 이러한 변모를 과연 어떻게 조직화해낼 것인가"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함은 물론 경영진은 모든 대체 가능성을 끝없이 검토하며 기다리기보다는 가상의 B2B모델을 결정하고 기업을 변모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실행보다 더 나은 조직 변화 방법은 없다.

아무리 혁신적 기업일지라도 자칫 머뭇거리는 순간 "혁신자의 딜레마"에 빠질 지도 모른다.

seungseop.ryum@kr.pwc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