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포항제철 등 대기업들이 추진중인 민자발전 사업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의 자회사인 포스에너지는 전남 광양지방공단내 50만kW 용량의 유연탄 화력 발전소 2기 건설을 추진해 왔으나 도 당국이 환경문제를 이유로 토지용도를 변경해주지 않아 사업이 중단됐다.

포스에너지는 사업이 불가능해지자 전력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한전에 지불한 계약금 8백23억원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한전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한전측은 사업권을 일단 매각한 이상 사업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해서 계약금을 되돌려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산자부는 이달말 대한상사중재원의 최종 중재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사업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산자부 결정과 관계없이 한전이 지난달 포스에너지에 전력수급계약(PPA) 해제를 통보해 사업 추진은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다.

포스에너지는 "행정 당국의 반대라는 불가항력적 사유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진 만큼 계약금은 되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다만 석탄발전소 대신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로 사업 변경이 허용된다면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SK와 SK텔레콤 등이 참여한 대구전력 역시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전력은 2006년까지 경북 달성에 47만5천kW 규모의 LNG복합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발전용 공업용수 부족과 LNG 배관공사 차질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SK는 내부적으로 사업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전력측은 "대구지역에 한전 변전소가 증설되면서 지역내 전력난이 상당부분 해소돼 발전소를 새로 지을 필요성이 없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대구전력은 현재 포스에너지의 발전소 부지인 광양만에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참여한 현대에너지는 전남 순천지역에 472MW급 LNG 발전소를 2002년까지 준공할 계획으로 지난해 4월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독일지멘스사와 맺었으나 지난해 건설 유동성 위기의 여파로 사업 추진에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LG에너지만은 예정대로 발전소를 짓고 있다.

충남 아산국가공단내에 50만kW 용량의 LNG 발전소를 건설중인 LG에너지는 지난해 7월 가스터빈을 준공한 뒤 현재 운전 개시중이다.

지난 10월 합작사인 영국 파워젠사가 지분을 철수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새로운 해외 투자선을 찾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