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결과가 과연 북한의 개혁 개방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인가가 관심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체류 중 ''천지개벽''이란 표현으로 개방정책에 대한 성과를 인정한 것이나 김 위원장 귀국 후 북한방송들의 보도 등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개혁 개방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충분하다는게 대체적인 의견인 것 같다.

김대중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북한의 변화에 대비해 철저하고 치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내각에 지시한 것도 그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볼수 있다.

북한이 개혁 개방정책을 채택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유지는 물론 남북경제협력의 확대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북한의 개방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되고,이를 추진해나가는데 있어서 우리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대북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재점검과 함께 미·일·중·러시아 등 주변 이해 당사국들과의 정책조율에 철저를 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 재계도 성급한 기대나 무질서한 진출경쟁보다 차분한 자세로 사업성을 따져 보는 등 경제논리에 입각해 상호 도움이 되는 방향이 어떤 것인가를 냉철하게 판단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개혁 개방이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스스로 의식과 제도의 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개혁 개방을 ''우리 식''으로 추구하려한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남북경협의 성공적인 추진여부가 개방의 시금석이 된다는 건 북측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외자유치나 남북경협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관례에 입각한 투자보장과 조세체계정비등 제도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김 위원장의 이번 상하이 ''개방학습''이 빠른 시일내에 실천으로 옮겨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