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할인점에서 경영 노하우를 배운다" 일본과 대만의 소매 유통업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유럽에서도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한국 자회사를 거꾸로 찾아 나섰다.

언론들도 한국 유통업체의 활약상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유력지 아사히신문은 11일자에서 "한국 유통,이변 격전"이라는 제목으로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이에앞서 닛케이비즈니스도 신세계의 토종할인점 이마트등을 다룬 특집기사를 실었다.

외국계공세속에서 고속으로 성장할수 있는 노하우를 한국 유통업체로 부터 터득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업체들의 한국 배우기 열풍=일본 잡화업체인 산요사의 임직원들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이마트 본사와 매장을 둘러봤다.

황경규 대표를 비롯한 매장 관계자들을 만나 마케팅 및 판촉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라이프코퍼레이션 자스코 사니 CGC그룹 야오코 도키하인더스트리 도키하백화점 등 소매 유통업체 임직원이 방문,외국계의 공세속에 선두를 지키는 비결을 배우고 돌아갔다.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의 합작회사로 출범 2년 만에 할인점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테스코에도 일본 대만 등의 유통업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고 있다.

서부산점에는 지난 연말 대형종합슈퍼업체인 자스코사와 일본유통협회 관계자들이 방문,매장환경 상품진열 서비스 등을 둘러봤다.

지난해 8월 오픈한 안산점에도 일본의 톱스 토리생 등 중소 슈퍼마켓 대표들이 다녀갔다.

지난해 이후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 연말부터 2위권에 올라선 롯데마그넷에도 일본의 소매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발길이 잦다.

강성득 상무(마그넷 본부장)는 "지난 연말부터 일본의 지방 중소유통업체 대표들이 잇따라 방문,마그넷을 배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회사로부터도 배운다=영국테스코는 10여개 해외법인중 현지화에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테스코에 제3국의 현지법인 관계자들을 파견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태국 현지법인 관계자들이 수원 안산점 등 최근 문을 연 대형점을 둘러봤다.

모회사가 거꾸로 자회사로부터 경영 노하우를 배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영국 본사의 테리 리 회장과 데이비드 리드 부회장도 매달 빠짐없이 한국을 찾고 있다.

◆언론도 주시하고 있다=아사히신문(2001년 1월11일자),식품상업(2000년9월호),닛케이비즈니스(2000년 7월24일자) 등 일본의 유력 신문 전문지 주간지 등은 이마트의 경쟁력을 소개한 특집기사를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한국에서의 월마트 위협론은 허구''라는 제목의 특집에서 ''월마트는 한국인의 생활습관이나 식생활 가정환경 등을 파악하지 못해 토종 업체인 이마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유통 컨설턴트인 오쿠보씨는 "미국에 비해 땅값은 물론 전기요금 물류비 등 운영비가 많이 드는 한국에서 미국식 디스카운트 매장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의 외자계 공세가 올들어 가속화함에 따라 일본 대만 등으로부터의 한국 벤치마킹 붐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