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경험이 전혀 없었던 K씨 부부.

남편은 화물차량 운전기사였다.

고된 운전일로 어렵게 돈을 모은 이들은 이리저리 떠돌기보다 안정된 일을 하고 싶어 점포를 임대,자영업에 도전키로 했다.

어떤 업종을 택할까 궁리하던 중 오락실을 운영하던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장사가 잘 된다며 오락실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부추겼다.

그 친구는 점포를 얻고 오락기계만 들여 놓으면 큰 힘 들이지 않고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K씨는 먹는 장사가 제일이라는 말에 음식점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창업경험이 없어 쉽사리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 손님들이 많아 돈벌이가 괜찮은 친구의 오락실을 눈으로 확인한 뒤부터는 막연하나마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됐다.

충정로역 근처에 20평 짜리 점포를 얻었다.

유동인구가 썩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주변에 초등학교 중학교 등이 있어 학생 손님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였다.

점포 임대비용에다 오락기계를 구입하는 데 큰 돈이 들어가자 초기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청계천에서 중고기계를 사서 설치했다.

한달만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K씨는 서둘러 오락실을 개점했다.

별다른 홍보도 없었는데 학교 앞이라 그런지 학생 손님들이 꽤 많은 편이었다.

하루 매출 30만원 정도로 당초 예상치보다 웃돌아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K씨의 기쁨은 잠시였다.

학생 손님이 점차 뜸해지기 시작했다.

K씨는 친구 가게와 비교해 차이점이 없는데 유독 자신의 오락실만 안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6개월 동안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창업상담을 받았다.

K씨가 오락실 운영에 실패한 이유는 순전히 K씨 자신에게 있었다.

가장 주된 이유는 K씨의 오락실 기계가 너무 낡았다는 것.

창업비용을 아끼느라 낡은 중고 기계를 구입하다보니 아이들이 금방 흥미를 잃었다.

K씨는 가게운영에 있어서도 친구보다 한 수 아래였다.

K씨의 친구는 오랜 자영업에서 터득한 노하우로 어린이 고객을 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K씨로서는 청소년 고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또 요즘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게임기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없었다.

K씨는 오랜 고민 끝에 음식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번 실패를 맛본 후라 그의 아내도 음식점 사업에 적극 동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소규모 점포 창업이 가능한 동태찜 전문점이 이들 부부에게 적당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메뉴가 단순해 조리법을 익히기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음식 솜씨가 괜찮은 아내가 주방일을 맡고 남편이 서빙을 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태찜 전문점은 가격이 저렴해 경기불황도 거뜬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 연구소 소장 (02)786-8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