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사이클에 상관없이 고성장을 구가하는 제조 벤처업체들이 적지 않다.

이들 기업은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기술혁신을 통한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동전화 단말기를 생산하는 세원텔레콤.

오는 18일부터 이 회사의 휴대폰이 ''버드세원''이란 브랜드로 중국 관영CCTV의 전파를 탄다.

지난해 10월 중국 현지업체와 총1백10만대의 휴대폰 수출계약에 이어 마케팅전략의 하나로 광고를 시작하는 것.

유럽 표준인 GSM방식의 이 휴대폰은 올들어 출하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해외마케팅에 힘쓴 결실이 작년 하반기이후 수출계약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힘입어 올해 총매출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이엠알아이도 올초부터 이탈리아에 모니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물량은 30만달러어치.

작년에 유럽지역 거래선이 20여개사나 늘어난 덕분에 전체매출이 전년보다 67% 증가한 4백50억원에 달했다.

물량 소화를 위해 작년 하반기에 상주공장 라인을 증설했다.

작년 LCD모니터에 이어 올하반기엔 웹모니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이 이 회사의 고성장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ACN테크는 오는 3월 일본 NTT에 공급하기 위해 6천만달러어치의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라우터를 선적하기 시작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의 5배수준인 2백억원으로 올해엔 수출까지 가세해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터보테크도 아산공장 옆 부지에 같은 크기(연건평 2천8백평)의 공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휴대폰 등 정보통신부문 주문이 밀려들면서 1백억원을 들여 작년 11월 착공에 들어간 것.

라인을 증설해왔으나 24시간 가동해도 주문을 소화못해 새 공장을 짓게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금호미터텍은 건설경기에 민감한 가스 및 전력량계를 생산한다.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매출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지난 98년 1백79억원의 매출에서 99년 2백4억원,지난해에는 2백1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수출은 전년도의 2배가 넘는 15억원에 달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올초 미국 EIT사에 전자식 전력량계 5백만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제조 벤처들의 고성장은 한국벤처산업이 기지개를 켜는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급냉각됐던 벤처투자시장이 옥석가리기 투자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구조조정으로 수익기반을 강화한 닷컴기업과 함께 기술과 수출로 무장한 제조 벤처는 탄탄한 벤처랠리를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