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회는 지난해말 신호주 전 산업은행 감사를 상근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강정호 코스닥증권시장(주) 사장,정의동 코스닥위원회(증권업협회 산하) 위원장에 이은 신 부회장의 가세로 코스닥시장 운영기관의 핵심 포스트는 모두 재경부(구 재무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결과적으로 코스닥시장의 운영은 이들 ''재경부 3인방''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강 사장은 1999년 봄 코스닥증권시장(주) 사장에 취임했으며 정 위원장은 1년뒤인 지난해 봄 증권업협회로 왔다.

코스닥의 ''재경부 3인방''은 행정고시를 거쳐 재경부에서 국장이나 이에 준하는 직급을 거치며 증권업무를 다뤄 보았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정 위원장과 신 부회장은 ''행시 동기생''이라는 인연까지 붙어 아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재경부 국장급출신 공무원이 증권업협회나 코스닥증권시장(주)에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별 볼일없는 자리라고 그들이 극구 기피했다.

그런 점에서 재경부 고위관리들의 잇단 코스닥 진출에 업계 인사들은 격세지감이 든다고 한다.

관리들 역시 코스닥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증권업계의 입장을 정확히 정부에 전달할 수 있어 증권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표시하는 이도 있다.

이들 3인방이 어떻게 코스닥행(行)을 결심하게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증권업계 사장단 총회같은 합법적인 선임 절차를 분명히 거쳤다.

재경부 근무경력이 증권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는지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코스닥의 운영에서 핵심 포스트가 재경 행정의 전문가 일색으로 채워졌다는게 코스닥의 장기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코스닥은 시장이다.

행정가 외에 시장에서 잔뼈가 굵어 시장의 생리를 몸으로 익힌 사람도 한명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양홍모 증권2부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