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그룹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과 같은 부실고리를 끊고 전문 무역상사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습니다"

㈜대우에서 분리된 것을 계기로 회생의 기회를 맞은 대우인터내셔널의 이태용 사장은 29일 "모든 임직원이 제2의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주력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지난 1년간의 분할작업이 마무리돼 회사의 대외신인도는 더욱 제고될 것"이라며 "재벌그룹과 분리된 종합상사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대우인터내셔널의 예상 실적은 매출 8조6백10억원, 수출 48억5천만달러, 영업이익 9백11억원.

이 사장은 "수출한국호를 선도했던 과거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액수지만 워크아웃 상태의 회사가 이같은 성과를 거둔데 대해선 업계는 물론 정부측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수출 실적에 대해 "국내외 1만여 거래선과 쌓아온 돈독한 신뢰관계 덕분"이라며 "종합상사의 눈.코.입과 마찬가지인 해외부문의 핵심 인력과 네트워크를 별다른 손상없이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계열사들의 수출창구 역할을 하며 외형적인 성장에 주안점을 뒀던 과거와 달리 철저한 수익중심의 경영에 입각해 철강, 금속, 자동차부품, 플랜트수출 등 핵심 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내년도 매출 목표액을 올해보다 19.5% 적은 7조3천8백억원, 수출은 6% 줄인 47억8천만달러로 낮춰 잡았지만 영업이익은 80억원 늘린 9백47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그만큼 마진율이 높은 수출 물량을 통해 철저한 수익 중심의 경영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