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 왔다"는 독특한 광고카피로 유명한 제일모직의 빈폴(Bean Pole)은 한국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우선 해외브랜드 일색인 고급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일한 국산제품이라는 점이 그렇다.

높은 매출로 트래디셔널 캐주얼 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도 빈폴의 위치를 실캄케 한다.

백화점 바이어들도 베스트 브랜드로 빈폴을 뽑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바이어들은 정상 판매율과 마케팅력 고객서비스 부문에서 빈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패션비즈니스 전문지인 패션비즈 12월호 베스트브랜드 선정).

빈폴이 영업을 시작한 해는 지난 89년.

그동안 남성정장과 여성복만을 판매했던 제일모직은 시장조사와 차별화된 기획을 통해 이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빈폴은 런칭 이후 매년 평균 30% 이상의 매출 신장율을 보이며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작년 매출은 8백28억원.

올해는 9백36억원을 벌어들였다.

빈폴의 성공비결 첫번째는 품질 중심의 상품전개다.

90년대 들어 무수한 캐주얼 브랜드들이 탄생하며 시장 주도 경쟁에 가세했다.

이 속에서도 빈폴은 흔들림없이 고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이라는 질 중심의 전략으로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갔다.

소비자의 신뢰와 고급스런 이미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유통전략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선 지역별로 꼭 있어야 할 곳의 거점 유통망을 집중 확보했다.

이미지 제고를 위해 당시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백화점내 단독코너 매장을 열었다.

꾸준한 가격 정책도 빈폴의 상품가치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가격은 중고가대지만 고객이 만족할만한 품질을 제시해 가격 저항을 줄여 나갔다.

또 94년 이후 지금까지 노세일을 고수, 소비자의 가격 신뢰도를 높여 나갔다.

빈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층의 제한이 없는 패밀리 브랜드라는 것이다.

1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성별에 구분없이 모두가 입을 수 있다.

또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안정되고 행복한 중산층 가정"의 이미지가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점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