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훈현 < 교수 / 고려대 경영 >

기업들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입에 접어들면서 "반응적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반응적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그리고 오류없이 파악하고 이를 생산 및 판매과정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기업간 시장 다툼이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소비자 중심적이자 시장 추구적인 마케팅이 아니고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2000년 하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을 수상한 기업들은 바로 이같은 반응적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이들 기업들에서 예외없이 발견되는 사항은 크게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고객의 가치를 분명히 알고 이들의 "브랜드 로열티"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점이다.

브랜드 로열티를 낳는 첩경은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다.

소비자대상 수상 업체들은 제품과 서비스 유통시스템 등 여러 측면에서 자사의 차별성을 인식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다.

E마트 두산타워는 유통경로와 제품 가격 등에서, 금융상품과 자동차 주류 등은 제품의 질에서 상대업체에 비해 뚜렷한 우월성을 보여줬다.

품질은 기존 수준을 개선 발전시키되 가격은 인하함으로써 고객을 "자사 브랜드 우호세력"으로 만든 것이다.

둘째, 속성(屬性)경쟁에서 승리했다.

소비자 욕구에 부합하는 속성을 지닌 제품과 서비스만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론 제품의 속성은 경쟁사에 의해 쉽게 모방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동향을 면밀히 읽으면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노력하는 기업은 결국 승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법이다.

특히 가전제품 통신기기 인터넷산업 등은 속성 경쟁이 어느 산업보다 치열한 분야다.

고객이 바라는 이점을 충족시키는 속성의 개발은 시장수요를 창출하고 이는 곧 기업수익으로 연결된다.

매직스테이션 애니콜듀얼폴더 등은 경쟁기업보다 앞선 제품 속성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킨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전통문화를 추구했다.

가정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우리들의 생활상은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우리 전통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 꾸준하게 시장에 등장하고 있고 이는 각 분야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매실 감자 고추장 백세주 등의 제품개발은 우리 고유의 원료를 사용, 소비자들의 전통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장류제품의 경우 "서구적 간편성"과 "전통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한경소비자대상을 수상한 기업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해나가야 한다.

이제는 소비자의 욕구에 응답하는 "반응적 마케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 욕구를 미리 예상할 수 있는 "예상적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들의 장래 요구에 대응할 해결방안을 발견하고 생산해내는 "창의적 마케팅"이 되어야 한다.

이와함께 "21세기 성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지향적 마케팅"도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단순히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지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 실천할 것을 당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