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가 토종 할인점 인수에 나섰다.

할인점 업계 2위인 까르푸는 영업면적이 4천4백평인 한화마트의 부평점을 인수키로 합의하고 막바지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화마트의 매각액은 5백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년초에는 한화마트매각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월마트도 뉴코아백화점이 운영중인 킴스클럽 화정점의 인수를 추진중이다.

소문만 떠돌던 외국계의 토종점포 인수합병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유통업체들이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정리할 움직임이다.

따라서 유통분야의 인수합병이 갈수록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까르푸=부평점 인수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실무선에서는 매각을 합의했으나 대금등 매각조건에 대해 까르푸 본사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까르푸 외에 월마트 홈플러스 등 외국계 할인점도 부평점 인수를 제의받았다.

이들 가운데 까르푸가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푸는 올 한햇동안에만 9개의 점포를 여는 등 공세를 펼쳤다.

한화 부평점은 전국 7개점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97년말 문을 열었다.

대지 3천9백평,영업면적 4천4백평 규모의 대형 할인점으로 매출에서 생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이른다.

한화유통은 부평점매각 대금을 활용,백화점과 슈퍼마켓 사업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관련,업계 관계자는 "명품백화점으로 자리잡은 갤러리아와 슈퍼마켓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할인점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킴스클럽 화정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 파트너인 뉴코아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게 걸림돌이다.

월마트는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에 들어가기 직전인 97년10월부터 킴스클럽점포를 대상으로 인수협상을 진행해 왔다.

월마트는 점포 인수를 위해 화정점의 담보권 해제및 입점 업체와의 보증금 문제 등을 정리해 줄 것을 인수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서울지방법원 파산부는 월마트의 킴스클럽 화정점 인수에 긍정적이다.

점포 매각으로 현금이 들어오면 뉴코아의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98년 한국마크로의 4개 매장을 사들여 국내에 진출했다.

킴스클럽점포 인수가 성사될 경우 월마트의 국내 점포 인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 바람 불 것인가=자본력이 약한 국내 할인점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수익성이 낮은 점포 매각을 본격 추진중이다.

대형 할인점들의 출점공세로 중소 중견업체들의 경영은 갈수록 나빠질 전망이다.

따라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외국계의 토종 할인점 인수합병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황의록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유통학회회장)는 "과당 경쟁으로 인해 자본력이 약한 토종 할인점이 퇴출되면서 기존 할인점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최인한.강창동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