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서강대,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e비즈 마케팅채널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 드렉쉘대학교 버트 로젠블룸 교수(전자상거래연구소장)를 초청,서강대 김종섭 교수(국제대학원 글로벌e비즈니스 교육훈련센터 소장)와의 대담을 마련했다.

서강대는 삼성물산과 제휴해 전자상거래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인기리에 강의중이다.

대담내용을 간추린다.

[ 대담 = 김종섭 교수 ]

<>김 교수=한국의 전자상거래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로젠블룸 교수=한국기업들의 전자상거래에 대한 열의에 감탄하고,한국의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터넷 인프라에 대해 놀랐습니다.

이동통신 보급률을 생각해도 앞서나간 스위스와 일본과 비슷한 추세를 밟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닷컴기업들의 주가하락은 이들의 장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데요.

<>로젠블룸=미국에서 순수 닷컴기업의 생존가능성에 전망은 매우 혹독합니다.

포레스터연구소와 가트너그룹 같은 저명한 연구소에서는 2003년까지 95%의 순수 닷컴기업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전망입니다.

순수 닷컴기업 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물리적인 상품을 취급하기보다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또는 B2B(기업간 거래)의 정보를 중개하는 기업(infomediary)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들은 재고,그리고 물류와 관련된 온갖 문제들을 해결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김=오프라인에 기초하지 않은 순수한 온라인 기업이 성공적인 e마켓플레이스 또는 B2B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겠습니까.

<>로젠블룸=순수 닷컴기업은 B2B에서도 생존이 쉽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B2B에 너무 많은 기업이 활동하고 있어 한번 정리될 것으로 봅니다.

구경제의 많은 전통기업들도 자신의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월한 자원,지명도,구매력,규모의 경제 등의 강점을 갖고 있지요.

때문에 순수 닷컴기업이 이들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순수 닷컴기업은 지금처럼 산업마다 한두개 기업이 성공해서 존재하리하고 예상합니다.

<>김=인터넷과 전자상거래에서 한국의 강점은.

<>로젠블룸=한국은 인터넷보급률이 매우 높습니다.

인구의 약 3분의 1인 1천7백만명이 "접속"돼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최고의 보급률이죠.제가 알기로는 접속횟수로 세계 10위안에 드는 사이트가 한국에 3개나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통신망에 있어서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제일 앞서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일본,유럽국가보다 가입자비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매우 큰 강점을 가졌다고 봅니다.

<>김=이동통신을 이용한 전자상거래(mobile commerce)가 일반화될까요.

<>로젠블룸=이동통신을 단지 전화를 거는 이상의 다목적 용도를 갖는 도구로 생각하는 유럽과 일본에서는 M-Commerce의 전망이 미국보다도 좋습니다.

무선통신혁명은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서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할 줄 아는 기업에게 대단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는 "상황마케팅"이라는 개념을 소개하였는데,이는 소비자들에게 당시 소비자의 특정 상황을 반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혼잡지역에 있는 소비자는 이동통신을 통해 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김=한국의 종합상사 같은 전통적인 중개자의 역할이 점점 줄어드는데,이들 전통적인 중개기업의 미래는.

<>로젠블룸=한국의 거대 상사와 같은 전통적인 중개자는 시장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모두에게" 주려고 하는 일반적인(generalist) 중개자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중개자는 그들의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때에만 분배채널에서 존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특별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B2B에 기초한 전자상거래,특히 수직시장의 전자상거래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보다 나은 정보,자문,거래효율성과 비용절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중개자도 이러한 추세에 적응할 수 있으면 살아남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국가간의 디지털디바이드(digital divide:인터넷격차)가 매우 심각한데 전자상거래에서 낙후된 국가들이 선진국들을 따라잡는 것이 가능할까요.

<>로젠블룸=우선순위의 측면에서는 디지털디바이드를 해결하는 것이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게 가장 시급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모든 사회에 있어서 컴퓨터 기술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지만,가난한 국가에 있어서는 식량과 의약,도로와 발전시설 같은 기초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디지털디바이드를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시급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리=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