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란 프랑스계 할인점이 꽤나 알려졌다.

짧은 기간에 점포 수를 대폭 늘려 놓은 덕택이다.

까르푸는 우리말로는 교차로란 뜻이다.

1963년 프랑스 파리 근교 5개의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첫 점포가 탄생했다.

세계 유통업계 랭킹 1위인 월마트가 1962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에 첫 점포를 낸 이듬해의 일이다.

까르푸가 한국 진출 4년만에 몰라보게 달라졌다.

외형적으로는 점포수를 20개로 늘려 국내 2위 할인점으로 올라섰다.

선두업체인 토종 할인점 이마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본사와 점포에서 일하는 한국인도 6천명을 넘어섰다.

회사 내용도 초기와는 크게 달라졌다.

매장관리자들도 한국인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본사에서 관리자들을 파견했었다.

청송꿀사과 부여미니토마토 등 지역 특산물의 산지 직거래도 늘어났다.

식품 매장에는 한국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서울 면목점은 무료로 영어교실과 베이커리 교실도 열고 있다.

주부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지화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까르푸는 지난 96년 경기 부천시 중동 신도시 안에 첫 점포를 냈다.

한국에 진출하면서 한국적인 풍토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7월30일 중동점에서 열린 개장식이 그 대표적 사례.

행사장에는 의자도, 안내원도 없었다.

벽안의 한국까르푸 사장이 손님들을 면전에 세워놓고 간단하게 인사말을 했다.

그런 다음 손님들과 매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행사를 끝냈다.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같은 까르푸의 모습이 이제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점포는 생존할 수 없다''는 소매업의 대명제를 까르푸가 습득한 것이다.

미국계 할인점인 월마트는 98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월마트도 아직은 제 모습과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세계 4천여개 점포에서 2천억달러(약 2백40조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소매업을 하는 단일 기업이 삼성그룹보다도 덩치가 크다.

한국 유통시장은 ''피라미들이 노는 작은 연못''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월마트는 6개 점포만 내놓고 숨소리를 죽이고 있다.

베일에 가려있는 공룡인 셈이다.

세계 유통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월마트와 까르푸가 언제쯤 본 실력을 드러낼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정상 정복에 나설 것임은 분명하다.

토종 할인점이 외국계에 앞서 있다고 자만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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