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제의 중심인 산업단지(공단)이 흔들리고 있다.

대우자동차 법정관리와 삼성상용차퇴출 등 구조조정의 충격이 지방 공단에 그대로 미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비중이 높은 울산 여천공단은 그마나 돌아가고 있으나 중소업체들이 밀집한 부산 대구 등 대부분 공단의 사정은 위험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조업을 중단하거나 부도로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업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때 보다 견디기 힘들다"는 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 부산 =신평장림공단의 올 3.4분기 가동률은 80.9%를 기록했다.

2.4분기의 84.3%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매출은 목표대비 66%선에 머물고 있다.

내수부진에다 대기업 주문이 급감하고 있다.

이 여파로 반제품을 생산하는 입주업체들이 대부분인 공단에선 잔업이 사라진지 오래다.

신발과 기계제조업종이 몰려있는 사상공단의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

업체 대부분의 매출이 30%이상 줄고 있다.

◆ 대구 =내수부진 등으로 성서공단 입주 업체들의 43%를 차지하는 섬유업체들이 큰 몸살을 앓고 있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이와 관련, 내년 초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설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다.

삼성상용차 퇴출과 대우자동차 법정관리로 1백여개의 부품업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성서공단의 현재 가동률은 70% 정도로 IMF 관리체제 시절이던 지난 98년을 제외하고는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 광주 =지난해초 60%대에서 꾸준히 상승했던 하남공단의 가동률은 지난 9월말(80.3%)을 정점으로 70%대로 떨어졌다.

대기업의 자금압박과 수출부진 등의 한파가 그 원인.

하남공단내 전체 7백32개 업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하청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한 곳도 없던 부도업체가 올 10월엔 6개나 생겼다.

지난 11월에도 호남지역 최대의 제빵업체인 영일식품 등 2곳이 문을 닫았다.

◆ 인천 =대우자동차 사태이후 남동공단은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부품발주와 자금결제가 동결돼 세일이화 덕창기업 등 연 2백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 1차 협력업체들이 부도를 내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남동공단내엔 대우차 관련 1차 협력업체가 30여개, 2차 업체가 2백40개에 달한다.

이들은 전체 입주업체의 10%정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과도 원자재 공급 등으로 거미줄처럼 엮여 있어 연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대전 천안 청주 =영세업종이 몰려있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부권 공단의 체감경기도 최악이다.

가동률이 올 10월 이후 급락해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천안공단의 입주업체 상당수가 매출이 10%이상 줄어 구조조정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청주공단에서도 경기불황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기조차 힘들다"는 하소연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희영(인천).신경원(대구).김태현(부산).이계주(대전).최성국(광주)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