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 SK생명 대표이사 wspark@mail.sklife.co.kr >


사람들은 저마다의 영웅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자신의 영웅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고,정치가나 위대한 학자 혹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인물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웅에 대한 각자의 생각도 다르고 기준도 제각각인 현대 사회에서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시간과 세대를 초월한 진정한 영웅상(英雄像)을 제시해주는 사람들은 어떤 인물들인가.

미국의 역사가 대니얼 부어스틴은 현대 사회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시간에 의해 생성되는 영웅은 없고,시간에 의해 사라져 가는 명사(名士)들만 가득한 사회''라고 꼬집었다.

마음 속으로 존경하며 삶의 배움을 얻고 깨달음을 추구하고자 하는 ''진정한 영웅''은 없다.

반면 마치 ''영웅이 된 듯한''행보를 일삼으며 영웅의 모습을 흉내내는 ''이름난 명사''들만 가득하다는 뜻일 것이다.

일전에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미국의 비즈니스 영웅 20명을 선정해 발표한 적이 있다.

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사람은 재무장관인 ''로버트 모리스''였다.

그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남긴 수많은 ''명사''들을 제치고 그가 당당히 ''영웅''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독립전쟁이라는 국가 위기 상황 속에서 사재를 털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평생을 날품 팔아 모은 돈을 대학 장학금으로 기부한 할머니,자신이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위기상황 속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성수대교와 씨랜드 사고 때의 여러 봉사자들,실직자나 노인들에게 매일 식사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비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이 아닌 ''창해일속(滄海一粟)''일지라도 남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아끼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과거엔 ''영웅''이었으나 지금은 정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는 히틀러나 레닌의 그것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고 또 ''진정한 영웅이 없다''고 말하는 지금 이 시대야말로 주위의 작은 영웅,평범한 영웅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고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영웅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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